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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E-101로 근육 보존형 신약 도전”…HK이노엔, 근감소증 시장 판도 바꿀까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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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질환·만성질환 환자 증가와 맞물려 근감소증 치료 기술 혁신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HK이노엔이 카인사이언스와 공동으로 신약 후보물질 KINE-101을 활용한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단순히 노인성 근감소증뿐 아니라 비만, 대사질환 등 다중 만성질환 환자의 통합 치료제 시장까지 겨냥한 전략으로, 업계는 근육 보존형 신약의 경쟁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HK이노엔은 18일 카인사이언스와 KINE-101의 근감소증 적응증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KINE-101은 염증 반응 조절에 주요 역할을 하는 ERDR1(적혈구 분화 조절 단백)에서 유래한 펩타이드(아미노산 결합체)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미국 임상 1상을 마쳤고,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 분야에서도 국내 임상을 완료했다. 근감소증 적응증 역시 비임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보했다.

특히 KINE-101은 체내 조절 T세포(Treg)를 활성화해 면역계 균형을 회복하고,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한다. 기존 항염제·면역 억제제 대비, 면역 항상성 재조절(immune homeostasis restoration)의 혁신성을 인정받는다. 기존 비만치료제 등이 체중 감소와 함께 근육량 감소라는 단점이 있었던 데 비해, KINE-101은 근육량 유지에 직접적 기여가 가능한 점이 기술 차별점이다.

 

시장 측면에서 고령화 가속화와 대사질환 환자 증가는 신속한 근감소증 치료제 상용화 필요성을 키웠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기준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성 약 9.5%, 여성 9.3%로 추산된다. 동시에 HK이노엔이 진행 중인 비만치료제(IN-B0009)와의 병용투여 역시 목표로 하면서, 다중 만성질환 통합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근감소증 신약 분야에서 미국·유럽 중심으로 항체·펩타이드 기반 치료제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일부 제약사가 관련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나, 국내 기업의 후보물질 확보 및 임상 진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이번 KINE-101 프로젝트는 국내 기술기반 근감소증 표적 치료제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평가받는다.

 

현행 의료기술 평가와 보험 적용 기준, 신약 상용화 규정 등 제약산업 진입장벽도 관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2상 진입과 자료 기반한 기술이전, 계약연계형 R&D 등 후속 정책·금융 지원이 확대돼야 시장 활성화로 연결될 전망이다.

 

홍원식 서울대병원 교수는 “근감소증은 수명 연장과 만성질환 관리의 핵심 질환으로, 펩타이드 기반 신약이 실제 환자 치료 현장에 도입될 경우 ‘적극적 고령화(Active aging)’ 실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번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실제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상용화와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기 위해선 과학적 근거와 정책적 지원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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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kine-101#카인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