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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한국 식약처 전기능 우수규제국 등재”…제약바이오 글로벌 진출 가속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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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한국 식약처 전기능 우수규제국 등재”…제약바이오 글로벌 진출 가속 신호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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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6월 8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우수 규제기관 목록(WLA, WHO Listed Authority)’ 전 기능 등재에 성공하면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국제 신인도와 진출 가능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규제기관의 전 기능 등재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쾌거로, 국내 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이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K-제약바이오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세계가 공식 인정한 이정표”라고 해석한다.

 

WHO WLA는 의약품 허가, 임상, 실사 등 전주기 규제 기능 전반의 전문성·신뢰성을 인정받은 기관만 등재된다. 한국이 아시아 최초, 그리고 세계 최초로 모든 기능에 등재됨에 따라, 식약처는 영국, 일본, 캐나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레퍼런스 규제국’ 반열에 올랐다. 현재 전 기능 WLA 등재국은 소수로, 국내 의약품과 백신이 국제적인 입찰, 조달 사업에서 즉각적으로 수요자격이 인정되는 핵심 기반이 된다.

이번 등재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반복되는 현지 실사, 규제 문서심사 등 글로벌 진출의 첫 관문을 상당 부분 면제받게 된다. 특히, WHO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에서 WLA 등재국의 규제 승인 실적은 필수 요건으로 작용한다. 이는 그간 진입 장벽으로 꼽혀왔던 국제조달시장, 유니셰프(UNICEF), GAVI(세계백신면역연합), PAHO(범미보건기구) 등 국제기구의 대규모 입찰 참여에도 청신호로 평가된다.

 

식약처는 품목허가, 품질관리, 임상시험, 실사 등 국제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평가 항목을 통과했다. 조직·예산·업무체계·실사의 투명성 등 내부 역량뿐 아니라, 최근 2~3년간 바이오의약품과 백신 분야에서 품질·안정성·시판 후 관리 등 실적이 주요 근거로 활용됐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규제프레임이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글로벌 비교면에서도 이 성과는 의미가 크다. 미국 FDA와 유럽 EMA처럼 국제 입찰, PQ 인증에서 필수 레퍼런스 기관이 가진 규제 권한과 영향력을 한국이 동등하게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내 바이오의약품이 개발도상국 진출 시에도 규제절차 최소화, 조달 절차 간소화라는 직접 효과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국내외적으로 상호인정제 확산 과정에서 규제 허들이 지나치게 낮아질 수 있는 부작용, 글로벌 표준과의 세밀한 역량 조율 필요성도 거론된다. 식약처는 앞으로 자국산 의약품뿐 아니라 국내 진출 외국계 제약사 규제, 데이터 관리, WHO 국제 협업 등에서 더 높은 수준의 심사투명성·윤리규정 책임도 부과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WLA 전기능 등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 재편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기술력에 걸맞은 품질관리, 산업-규제의 동반 진화가 K-바이오의 차세대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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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who#제약바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