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경위 집중추적”…이충면 전 외교비서관·신범철 전 차관 14일 특검 소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4일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각각 소환 조사할 예정이어서, 채상병 사망 사건과 연결된 외압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12일 브리핑에서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을 14일 오후 1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에 있어 국가안보실의 관여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사망 사건부터 이듬해 3월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시기까지 안보실 핵심 라인에 포진했던 인물이다. 이에 따라 특검은 이 전 비서관을 상대로 임명 추진 전 과정에 청와대 관여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종섭 전 장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가로 2024년 3월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이후 사흘 만에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와 함께 호주로 출국했고, 여론 악화에 직면하자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3월 28일 귀국했다. 특검팀은 당시 귀국 회의가 이 전 장관을 위한 ‘급조 일정’일 가능성과, 외교부 등 주무 부처 아닌 국가안보실이 주도적으로 일정 기획에 관여했는지 살피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재한 소위 ‘VIP 격노’ 회의에 배석해 채상병 사건 관련 당시 대통령의 반응을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오는 17일 참고인 신분으로 직접 조사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다른 핵심 피의자인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도 14일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한다. 이와 관련, 특검은 “박정훈 대령이 이끄는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 자료를 경찰에 넘긴 2023년 8월 2일, 신 차관이 국방부 회의 도중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고 대통령실을 방문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전 차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관계대로 진술했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해명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특검 소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은 ‘외교·안보 라인의 조직적 은폐’ 의혹을 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여권은 “사실 규명을 위한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14일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신범철 전 차관 소환을 기점으로, 이종섭 전 장관 직접 조사에 나서며 사실관계 확인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한편, 국회는 향후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책임 소재와 제도 개선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