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이스라엘-이란 충돌 여파에 유가 12% 폭등”…월가, 방산·에너지 강세 경고→세계경제 충격 파장 왜 커지나
국제

“이스라엘-이란 충돌 여파에 유가 12% 폭등”…월가, 방산·에너지 강세 경고→세계경제 충격 파장 왜 커지나

이준서 기자
입력

급격하게 무거워진 중동의 공기.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점화한 지정학적 불씨가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세계 경제의 방향을 어둡게 비추는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은은했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한 소용돌이로 변한 가운데, 국제 유가는 불과 사흘 만에 12% 넘게 치솟으며 시장의 긴장 수위를 증폭시켰다.  

 

분쟁의 진원은 중동의 긴장된 대지에서 비롯됐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은 머나먼 금융중심지 뉴욕과 런던까지 불안의 먹구름을 드리웠다. 시장 안팎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강경한 대이란 경고와 이란의 미군 기지 보복 위협이 겹치면서, 분쟁의 반경이 중동 곳곳으로 넓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지정학 리스크를 분석하는 제니퍼 웰치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분석가는 미군 개입 위험이 커지고, 위기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어린 전망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유가 12%↑·방산주 강세 예상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유가 12%↑·방산주 강세 예상

가장 두드러진 반응은 국제 유가에서 포착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루 1,3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가스 수출 경로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부상했다. 매트 말레이 밀러 타박 전략가는 해협 봉쇄로 인한 영향이 치명적일 수 있으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채권과 금 그리고 스위스 프랑, 엔화로 자금이 향하는 전통적 위험 회피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사태는 과거와 결이 다르다는 시선도 확산하고 있다. 킴 포레스트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 최고 투자책임자는 이스라엘의 이번 작전이 이례적 규모라고 평가했으며, 변동성이 좀 더 거세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이어 빌리 렁 글로벌 X ETF 투자전략가는 2019~2020년 중동 긴장 당시와 유사하게 이번에도 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재부각되는 상황을 지적했다.  

 

실제 투자자들은 엔화, 금, 스위스 프랑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국제 유가는 단 몇 분 만에 6% 치솟았고, 최근 3거래일 기준 12.3%나 상승했다. 매트 심프슨 씨티인덱스 시장분석가는 주가지수가 하락하며, 주말 전후 변동성 확산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점 인근에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으며, 방위산업과 에너지, 유틸리티 관련 업종은 오히려 강세를 타고 있다.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깊어진다는 분석이다.  

 

IG 토니 시커모어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충돌이 위험자산 포지션 조정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시장이 추가로 요동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거대한 파장은 아직 끝이 아니다. 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인근 공급 위험은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을 암시하며, 이는 세계 물가와 성장 둔화라는 그림자를 드리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에 대비해 위험관리의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동 한복판에서 시작된 갈등의 파문은 다시 한 번 세계 경제의 알 수 없던 허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준서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스라엘#이란#국제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