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경기 무실점 산증인”…조현우, 신태용 첫 경기 1-0→울산 수호신 클래스 증명
초조함과 설렘이 교차하던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의 밤, 조현우의 손끝에서 희망이 움텄다.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까지 이어진 숨 막히는 방어율, 그 한 장면마다 관중의 탄식과 환호가 이어졌다. 100경기 무실점, 반복해도 희귀한 순간은 팬들의 가슴에 오래 각인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4 25라운드에서 울산 HD는 제주SK FC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새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골키퍼 조현우는 이날 4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몸으로 막아내며, 팀에 값진 무실점 승리를 선물했다. 접전 구도 속에서도 조현우의 날카로운 반응은 경기 흐름 전체를 지배했다.

이 경기는 조현우 개인에게도 전환점이 됐다. 그는 K리그1 통산 100번째 클린시트를 신고하며, 리그 역사상 7번째로 이 기록에 도달하는 영예를 안았다. K리그(1·2부 통합) 기준으로는 134번째 무실점 경기. 이는 울산 골키퍼 코치 김용대의 통계까지 뛰어넘으며, 단독 5위에 올랐다. 3개월 만에 다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골라인의 가치와 위상을 재입증했다.
경기 후 조현우는 “신태용 감독님과 리그에서 첫 경기를 함께해 더 의미가 깊다”며 “100번째 클린시트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감회도 새롭고, 한편으론 지금부터 더 큰 책임감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줘 경기 내내 마음이 한결 편했다”며 새롭게 시작된 팀 분위기를 전했다.
비록 현재 울산 HD는 승점 34점으로 리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선두와의 승점 차가 23점에 달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현실적인 3위 진입과 ACL 출전권 확보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울산 선수단은 남은 라운드에서 팀의 무게와 전통을 다시 세우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장에는 조현우의 클린시트 완성 순간을 기다리던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누구보다 묵직한 사명감을 보여온 수문장의 기록은,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울산과 팬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울산 HD의 여정은 다음 경기를 향해, 뜨거운 여름밤의 기억을 품은 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