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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선 하락세”…코스피, 미 국채금리 급등 여파에 외인·기관 매도세 확산
경제

“2,610선 하락세”…코스피, 미 국채금리 급등 여파에 외인·기관 매도세 확산

임태훈 기자
입력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이 국내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5월 22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9시 20분 기준 2,610.24로 전일 대비 15.34포인트, 0.58% 하락한 채 약세 흐름에 머물렀다. 시작은 2,614.66으로 다소 견고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은 커졌다.

 

시장의 무게추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매도에 쏠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778억 원어치 주식을 내던졌고, 기관투자자 역시 1,356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 와중에 개인 투자자만이 2,389억 원 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파생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1,805억 원 순매도라는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코스피 美 국채 금리 급등에 2,610대 약세…코스닥 0.59% 하락
코스피 美 국채 금리 급등에 2,610대 약세…코스닥 0.59% 하락

주요 업종별로는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90%, 0.55% 떨어졌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자동차, KB금융 역시 1%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도 약세였다.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기계·장비는 2.62%, 금속과 운송장비도 각각 1.74%, 1.35%씩 내렸다. 반면 유통주와 보험주, 전기·가스주는 각각 2.41%, 1.04%, 1.03%로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인적 분할 공시 이후 매매 거래가 정지됐고, 최대주주 삼성물산은 7.55% 상승하며 이목을 끌었다. 상장 첫 날을 맞은 달마글로벌은 공모가 6만6,300원 대비 무려 71.04% 오른 11만3,400원에 거래돼 투자자들에게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코스닥 역시 휘청이는 흐름을 견디지 못했다. 719.35로 출발해 전장보다 4.27포인트, 0.59% 하락했다. 여기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9억 원, 17억 원으로 매도를, 개인은 403억 원으로 매수를 선택하며 매수세 방어에 나섰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이차전지·성장주들은 내림세, 바이오 대표주 몇몇은 소폭 올랐다.

 

해외 불안의 진원지는 미국이었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91% 떨어지는 등 미국 3대 지수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추진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 우려, 20년 만기 국채 입찰 부진이 시장을 짓눌렀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단 하루 만에 11.40bp 급등, 연 4.602%로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화는 강세로 출발했으나, 장중 불확실성은 여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0.2원 하락한 1,377.0원에서 시작됐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여파로 국내 증시에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며 “뚜렷한 이슈 부재 속 관망세가 지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수급 우위, 이슈 부재가 맞물려 제한된 변동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의 시장은 세계적 자본 흐름과 정치·경제 리스크가 고요하지만 묵직하게 투자자의 심리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 누구도 섣불리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향후에도 주요 지수를 움직일 미국 재정·금리 정책과 외국인 투자 수급이 국내 시장의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미국 경제지표와 국내 주요 상장사 분기 실적 회계 발표에 시선을 모을 필요가 있다. 더욱 정교한 준비와 신중한 판단만이 이 고요한 변동성의 시간에 생생한 기회를 선물할 것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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