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연결하고 보호하는 한화오션”…마크 카니, 잠수함 수주 경쟁에 조선소 방문 주목
잠수함 수주를 둘러싼 한-독 조선업계의 격돌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30일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찾으며 외교·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60조원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입찰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캐나다 정상이 국내 조선소를 방문한 것이 업계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주요국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조선소를 방문했다. 김민석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과 동행한 이번 일정에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꼼꼼히 둘러보고, 잠수함 건조역량을 체험했다.

거제조선소에 도착한 마크 카니 총리는 "세계를 연결하고 보호하려고 만든 여러분의 놀라운 회사에 경의를 표한다"고 방명록에 남겨, 조선소와 한국 조선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에 한화오션 임직원들은 캐나다 참전용사 추모의 의미를 담아 빨간 양귀비꽃 배지를 착용하고 총리를 맞이했다. 한화 측은 또 조선소 주도로 한국과 캐나다 양국 국기는 물론, 월드시리즈·한국시리즈 준우승 구단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한화이글스 깃발을 내걸어 상징성을 더했다.
이날 마크 카니 총리는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입찰 프로젝트에 제안한 3천600톤급 디젤전기추진 장보고-Ⅲ 배치-Ⅱ 1번함에 직접 승선했다. 한화오션은 카니 총리의 승선 시점에 맞춰 함상에 캐나다 국기를 게양하는 등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아직 실제 잠수함 시연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한화의 현장 경쟁력이 한층 부각됐다고 평했다.
정치권 및 산업계에서는 마크 카니 총리의 30분 연장 방문에 '긍정 신호'를 기대하며,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과 원팀을 이뤄 경쟁하는 캐나다 대형 잠수함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주목한다. 특히 6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정상 차원의 방한과 현장 점검이 향후 입찰 결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이후 31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자리에서 거제조선소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주 멋진 시간을 보냈다"고 답했다. 한화오션은 방문 기념품으로 캐나다 국기 배치 잠수함 모형과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전달했다.
정치권은 조선 산업 외교전을 대형 프로젝트의 물꼬로 보는 동시에, 일본, 독일 등 주요국 경쟁과 맞물린 한·캐나다 협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신중한 낙관론과 냉정한 현실 인식을 병행하며, 국방 수주 외교의 향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날 조선소 현장에서는 심도깊은 산업 점검과 상징적 환대가 이어졌다. 정부와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최종 수주까지 전략적인 협력과 조선업계 역량 홍보를 지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