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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 관세 폭탄에 흔들리는 한국 철강”…포스코·현대제철, 생존 전략 전면 재편→글로벌 산업 지형 요동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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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며, 국내 철강 업계는 거대한 ‘철의 장막’과 마주하게 됐다. 한국 철강 산업의 세계 시장 진입 꿈은 이제 높은 관세 장벽 앞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인상은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2% 줄었고, 5월에는 20.6%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계기로 외국산 철강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했다. 핵심 수출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50%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의 문턱이 높아지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는 루이지애나주에 일관 제철소를 세우는 등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관세 부담으로 인해 국내 철강 산업은 당분간 수출 감소와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중국산 저가 물량의 미국 내 소화가 막히며, 세계 각국이 연쇄적으로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유럽연합도 미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수입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 긴장감은 고조된다.  

철강 업계에서는 고율 관세가 결국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충격요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합의한 점도 이 맥락에 닿아 있다. 다만, 이들 제철소의 본격 상업생산이 2029년에야 시작될 예정인 만큼, 그전까지 업계는 국내외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값싼 제품 수출 대신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면서 “정부도 저가 중국산 등 외국산 제품 유입에 적극적인 시장 보호 전략을 펼쳐야 할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앞으로 대미 통상 협상과 함께 국내 철강산업 지원책 마련을 본격 검토할 예정이다.

트럼프 50% 관세 폭탄에 흔들리는 한국 철강
트럼프 50% 관세 폭탄에 흔들리는 한국 철강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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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트럼프#포스코#현대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