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투어 첫 정상”…강천구, 11언더파 질주→KPGA 시니어오픈 새 역사
흐릿한 구름 아래 펼쳐진 충북 청주 그랜드 컨트리클럽, 그린 위에 새겨진 강천구의 이름 앞에는 더 이상 ‘첫 도전’이라는 수식어가 남지 않았다. 경기 내내 흔들림 없이 이어간 퍼트와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진 버디는 관중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11언더파, 챔피언스투어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은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값진 결실이었다.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경쟁하는 KPGA 챔피언스투어 그랜드CC배 시니어오픈에서 강천구가 확실한 실력을 드러냈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만든 강천구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정상 자리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강천구는 임석규와 박도규(이상 최종 6언더파 138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5타 차로 제치고 여유 있게 우승컵을 차지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쓸어담으며 흐름을 주도했고, 최종 라운드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김영우와 조현준은 각각 5언더파 139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강천구에게 이번 우승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2005년 준회원, 2014년 정회원으로 KPGA에 입회한 뒤 긴 기다림 끝에 거둔 챔피언스투어 첫 승이기 때문이다. 강천구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보기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것이 주효했다. 전반에 버디가 이어지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욕심 없이 각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버디가 터질 때마다 환호하던 현장 관중과 동료 선수들은 강천구의 새로운 시작을 박수로 맞이했다. KPGA 챔피언스투어의 첫 정상을 찍은 강천구의 시선은 이제 남은 시즌을 향하고 있다. 제13회 그랜드CC배 KPGA 시니어오픈의 이야기는 7월 중순, 밝은 햇살과 함께 그 푸른 페어웨이 위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