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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부채 37조 달러 돌파”…재정적자 악화에 글로벌 경기 부담 가중
국제

“미국 국가부채 37조 달러 돌파”…재정적자 악화에 글로벌 경기 부담 가중

전민준 기자
입력

현지시각 12일, 미국(USA) 재무부는 누적 국가부채가 37조 달러(약 5경1천230조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급격한 부채 증가와 이자비용 부담 심화 조짐에 미국 내외 금융 전문가와 정책 당국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재정적자 확대와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미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현지 기준으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총국가부채는 지난해 11월 말 36조 달러 돌파 이후 8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1조 달러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정부 내 부채를 제외한 공공 보유 채무(Debt held by the public)가 29조6천억 달러로 미국 GDP의 100%에 근접, 위험 신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보유 채무란 시중 금융기관과 대중이 보유하는 국채 등 국가 신용의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이 같은 경향은 연간 이자비용 지표에서도 두드러진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올해 연간 국채 이자비용만 약 1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2025년 7월 미국 재정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천910억 달러에 달해 적자 확산 기조를 재확인했다. 관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세 배 넘게 증가한 277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재정 악화 흐름을 막기엔 부족했다.

 

재정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 경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마야 맥기니스 CRFB 회장은 “재정 상황이 심각하게 불균형하며 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수준에 도달했다. 이자 비용만 매년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긴급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이클 A. 피터슨 피터 G. 로빈슨 재단 CEO 역시 “미국의 부채총액은 유로존과 중국을 합친 경제규모를 넘는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산 개혁이 절박하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주요 매체들도 미국 재정 건전성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역대급 부채 위기와 급증한 이자부담이 미국 경제성장률 저해, 전 세계 금리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방정부와 의회 간 예산 협상 난항, 부채 상한 증액 논란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투자심리 위축과 글로벌 경기 둔화의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부채 감축, 재정개혁 정책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세계 경기 판도까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연된 재정개혁이 국가 신인도 하락, 정책금리 인상 압박, 글로벌 자본 흐름 불안정 등 연쇄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발 재정 위기 리스크는 국제사회의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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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부채#crf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