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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 대선 전날 정면 돌파”…정천수-김규리, 짙어진 불안감→진실 추적의 소름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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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긴장 속에서 상영관 문이 열리자, 배우 김규리와 안내상이 빚어낸 낯선 에너지가 극장 구석구석을 감돌았다. 영화 ‘신명’ 제작에 참여한 정천수 프로듀서는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오컬트 세계와 정치의 늪이 얽힌 서사를 특별하게 풀어냈다. 관객들은 불길함과 호기심 사이를 오가며, 김규리가 선보인 짙은 불안의 눈빛에 깊이 빠져들었다.

 

‘신명’은 대한민국 최초로 오컬트와 정치 드라마를 결합한 장르 실험에 도전한다. 신비로운 힘에 집착하는 윤지희의 어두운 욕망, 그리고 비밀을 파헤치는 저널리스트 정현수가 펼치는 집요한 추적이 정교한 구성 위에서 맞부딪친다. 김규리, 안내상, 명계남, 주성환 등 관록의 배우들은 각각의 내면에 드리운 공포와 야욕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김규리가 소화한 윤지희의 소름 돋는 광기와 주술의식 장면은 관객을 현실과 신비의 경계로 밀어붙인다.

열공영화제작소 제공
열공영화제작소 제공

정천수 프로듀서는 “제작 기간 내내 믿기 힘든 생생한 긴장과 압박이 이어졌다”며 “특히 정치적 이슈의 한복판에서 심리적으로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고백했다. 부적을 배우들에게 줄 수밖에 없던 이유 역시 오컬트적 무게와 현장 내 사고에 대한 우려가 겹친 결과였다. 모 정당으로부터 받은 압력과, 선택의 순간마다 가족 관람 등급을 위해 반복된 심의, 그리고 대선 이전 특정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의도가 이번 개봉일 결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관객층의 궁금증은 이미 예고편 공개로부터 집중됐다. 어두운 화면 위로 서늘하게 떠오르는 김규리의 얼굴, 의미심장한 오프닝 문구, ‘신도 악도 침묵한 밤’이라는 대사와 섬뜩한 웃음소리가 맞물리며 전례 없는 오컬트적 소름을 자극했다. 영화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장면에서 착안한 디테일 구현으로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경계의 서사를 강조했다. 허구의 인물과 사건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지나온 현대사의 한 장면을 짚어보게 한다.

 

‘신명’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서늘한 오컬트 감성과 치열한 정치 드라마의 결합, 그리고 배우진의 혼신을 담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충격과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신명’은 오는 6월 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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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정천수#김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