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따라 걷는 축제의 밤”…도심 속 자연에서 만나는 일상 속 쉼표
요즘 같은 계절, 강변에 나가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 꾸준히 늘었다. 예전엔 특별한 날에만 모였던 곳이 이제는 가족, 친구, 이웃 누구나 편하게 일상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도심에서 자연을 누릴 길이 가까워진 지금, 삼락생태공원에선 다시 삶의 여유를 재발견하는 표정들이 모여든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사상강변축제는 ‘정원도시 사상, 도시를 초록하다’를 슬로건으로 시작된다.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생태공원 전체가 축제의 배경이다. 정원도시 선언만큼이나 푸른 공간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현장 곳곳마다 음악, 웃음, 그리고 느슨한 대화가 피어난다. 사상강변음악회, 청년밴드 ‘청춘ON’ 무대, 사상강변가요제, 그리고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까지—친숙하면서도 새롭게 준비된 행사들이 일상에 푸른 리듬을 더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삼락생태공원이 부산 제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된 후, 방문자가 해마다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관심은 도심 녹지와 공동체 경험으로 옮겨붙고 있다. 축제 현장엔 ESG 힐링쉼터, 다회용기와 키오스크가 도입된 먹거리부스처럼 친환경 실험도 더해졌다. 환경과 지속가능성, 세대를 잇는 예술 무대와 다양한 체험까지 모두가 함께 만드는 변화의 한 조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일상 속 문화의 확장’으로 읽는다. 한 도시문화연구자는 “누구나 자연과 어울려 음악과 음식을 나누는 경험이, 결국 도시 구성원들 스스로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다 보니 축제장 곳곳에서 서로 모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네고, 아이들은 뛰놀며, 어른들은 잠시 쉬어가는 장면들이 낯설지 않게 반복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족과 함께 강변 걷다 보면 작은 피크닉처럼 기분이 풀린다”, “불꽃놀이를 기다리다 보면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간 기분”이라는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채운다. “이젠 이런 축제가 우리 동네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위로가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상강변축제는 지역의 자연, 사람, 그리고 시간을 부드럽게 연결한다. 그저 걷고 머물렀을 뿐인데, 그 안에 스며드는 음악과 풍경, 함께하는 마음이 하루를 다르게 바꿔 놓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