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결승포 작렬”…채은성, 한화 연장 환호→LG에 2.5경기차 맹추격
1점차 승부의 무게감이 잠실 야구장을 짓눌렀다. 경기 내내 이어진 가슴 졸이는 흐름이 연장을 넘어서며, 한화 이글스 채은성은 운명의 순간을 틀어쥐었다. 11회초, 그가 방망이를 휘두른 순간, 한화 더그아웃과 관중석에 동시에 환호가 번져났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28일 잠실에서 펼쳐진 한화와 LG의 대결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한화가 6-5로 웃었다. 이 승리로 한화는 시즌 32승 22패가 되며, 선두 LG(34승 19패 1무)를 2.5경기 차로 바짝 쫓게 됐다.

경기 초반 한화는 플로리얼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3회 하주석의 적시타, 문현빈의 2루타, 노시환의 안타가 이어지며 4-0까지 격차를 벌렸고, 초반의 주도권을 빼앗지 않았다.
하지만 LG는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4회 김현수가 솔로포를 터트렸고, 6회 이영빈마저 홈런을 보태며 2-4로 추격했다. 7회에는 집요한 주루와 박해민의 빗맞은 동점타가 이어져 승부는 4-4,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숨가쁜 치열함 끝, 연장 11회 한화의 승부수는 빛났다. 문현빈이 볼넷으로 나간 직후, 채은성이 박명근의 직구를 멀리 넘기는 비거리 123.7m짜리 투런 아치를 그렸다. LG 역시 11회말 박동원의 솔로 홈런으로 마지막 불씨를 지폈으나, 끝내 연장 주인은 한화였다.
특히 한화 선발 코디 폰세는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추가하며, 12경기 만에 탈삼진 100개 고지라는 특별한 기록을 달성했다. 구단 역대 최단 기록이자, 2012년 류현진의 이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경기 후 채은성은 완벽한 집중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음을 기쁘게 밝혔다. 뜨거운 현장에는 한화 팬들의 함성이 하늘을 갈랐다. LG에게는 선두 수성이 숙제로 남았다.
패장 LG에게 아쉬움이 쏟아진 날, 키움 히어로즈는 광주 원정에서 KIA 타이거즈에 7-13으로 무너지며 충격의 9연패에 빠졌다. 이로써 키움은 KBO리그 월간 최다패(21패)라는 쓰라린 기록까지 남겼다. SSG 랜더스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홈런 4방을 쏘아올리며 13-5 대승을 챙겼고, 두산 베어스는 신인 최민석의 데뷔 승과 함께 kt wiz를 12-3으로 완파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비로 인해 롯데와 삼성 경기가 노게임으로 선언됐다.
숫자로 쓰인 기록, 그리고 벤치와 관중석을 오가는 감정의 진폭 속에서 2위 한화는 선두 추격의 의지를 더욱 다지게 됐다. 야구장에 스며든 함성은 다음 날을 다시 기다린다.
면도날을 닮은 밤, 채은성의 괴력과 한화의 뚝심, 이 모든 기록과 서사는 다시 아침이 밝을 때 새로운 질문이 된다. KBO리그 경기는 매일 밤, 고요한 마음에 마를 줄 모르는 파동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