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홈경기 유치전, 지역갈등 점화”…정치권 정쟁으로 확산
강원FC의 내년 시즌 홈경기 개최지를 두고 강원지역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도민구단인 강원FC는 오는 12일까지 홈경기 유치 재공모를 실시하지만, 춘천시가 재차 불참할 경우 강릉의 단독 개최가 확정된다. 이로 인해 춘천시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홈경기 유치권을 잃게 되는 위기에 직면했다.
논란의 계기는 지난 4월 강원FC 김병지 대표이사가 춘천의 관중 수와 수익 저조를 지적하며 홈경기 배제 방침을 공식화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춘천 축구팬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현장에서 김 대표 사퇴를 촉구했고, 구단은 육동한 춘천시장의 출입 비표까지 회수하는 등 양측 갈등이 격화됐다. 이후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대신 사과하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춘천시는 김 대표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며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유치 공모가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지역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공모와 사과 공방을 둘러싸고 육 시장과 김 지사 간 정치적 대립 구도가 부각되면서, 이 사안은 ‘지역 홀대론’과 ‘도 전체 균형발전’ 논란으로 확산됐다. 육 시장은 이번 기회를 도정 견제의 입장 강화로 삼는 반면, 김 지사는 도민 전체의 이익을 앞세우며 영서-영동 균형론을 내세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강원FC 사태가 내년 선거에서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내의 한 정치인은 “강원FC는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도민 전체의 자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당사자 간 신중한 조율을 촉구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구단 운영 문제를 넘어 지역 내 정치·사회적 균열과 제도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향후 재공모 결과와 각 주체의 대응에 따라 책임 공방과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