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봉쇄로 토마토 가격 400% 폭등”…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무력충돌, 물류대란 이어져
23일(현지시각), 파키스탄(Pakistan)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국경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무력충돌 이후 국경검문소가 10여일째 폐쇄되며, 파키스탄 내 토마토를 비롯한 식료품 가격이 400% 넘게 급등하는 등 양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양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자제하고 있으나, 양국 교역 및 일상 물류는 사실상 마비상태다.
현지 소식통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국경 봉쇄는 파키스탄탈레반(TTP)의 국경 내 불법활동을 둘러싼 군사 행동에서 비롯됐다. 파키스탄군은 9일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카불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고, 이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11일 국경에서 군사적 대응에 나서며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건 이후 토르캄 등 대표 국경검문소 인근에만 약 5천대의 화물트럭이 멈춰서고, 하루 평균 500여개의 채소 수송 컨테이너가 운송을 중지했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상공회의소 칸 잔 알로코자이 소장은 “모든 교역과 이동이 충돌 이후 전면 중단돼 양국이 하루 100만달러 이상 손실을 입고 있다”며 “토마토, 사과, 포도 등 신선식품이 부패해 경제적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파키스탄에서 토마토는 1kg에 600파키스탄루피(약 3,000원)로 400% 이상 폭등했으며, 신선 과일과 기타 생필품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주로 교역에 의존하던 각종 농산물, 의약품, 주류 곡물, 육류, 낙농제품 등의 공급망이 끊기자, 시장에서는 식료품 유통 불안과 시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터키(튀르키예) 중재 등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이지만, 국경 재개방 시기와 관련된 공식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BBC,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역시 이번 사태를 ‘지역 경제의 생명선을 틀어막은 결정적 위기’로 해석했다. 국경무역 연간 규모가 23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장기화 땐 양국 소상공인과 교역기업의 도산 가능성, 민생 불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15일 48시간 임시 휴전을 실행했으며,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일차 협정을 거쳤다. 이르면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회의에서 휴전 이행, 국경 개방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경 교역 차질이 길어지면 식료품·생필품 시장의 가격 불안이 더 증폭되고, 그 경제적 손실은 수습이 더뎌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번 국경 봉쇄와 무역 마비가 향후 투자·무역 환경, 서남아 지역 경제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외교 긴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