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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체중감량”…마운자로 상륙, 비만약 시장 격변 예고
IT/바이오

“22% 체중감량”…마운자로 상륙, 비만약 시장 격변 예고

신유리 기자
입력

GLP-1 계열 신약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국내 비만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화의 신호탄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릴리는 6월 14일 ‘마운자로’를 공식 출시, 오는 21일부터는 의료기관에서 본격적인 처방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맞선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기존 ‘위고비’의 출하 가격을 10~40%까지 전격 인하하며 시장 수성전략에 돌입했다. 업계는 “이제 본격적으로 GLP-1 기반 비만약 시장에서 효능과 가격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며 시장 재편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양사는 각각 세계적으로 검증된 GLP-1 작용제 기반 주사제로, 미국·유럽 등에서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은 성과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GIP 및 GLP-1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 인슐린 분비 촉진과 혈당 강하, 식욕 억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한다. 릴리가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서는, 72주 투약 시 환자 체중이 평균 22.5%까지 줄었다. 특히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직접 비교 임상에선 20.2% 대 13.7%로 유의미한 격차를 보였다. 위고비도 68주 투여 시 평균 14.9%의 체중 감량을 보여 기존 치료 대비 혁신성을 입증받았다.

이번 출시를 기점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변수다. 마운자로는 시작용량(2.5㎎) 4주분이 약 28만원, 주력 용량(5㎎) 4주분이 37만원 이하로 책정돼, 저용량의 진입가격을 낮추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같은 날 위고비도 용량별로 10~40% 할인된 가격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시작용량인 0.25㎎엔 40% 인하를 적용, 실제 공급가는 22만원대로 책정돼 마운자로 대비 가격 우위를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병원과 약국 판매가 역시 저용량 기준 20만원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주 1회 펜타입 주사라는 편의성과 임상에서의 높은 감량 효과, 그리고 실제 투여 환자 확대 여부가 경쟁의 추가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GLP-1 계열 주사제는 고도비만 환자(BMI 30 이상) 또는 27 이상이면서 당뇨, 고혈압 등 동반질환 보유 성인에게 권고된다.

 

산업 내 경쟁구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마운자로가 위고비의 처방규모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국내 역시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영업·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며 주도권 사수에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국내 유통업체 협력을 확대하고, 릴리 역시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글로벌 수준에 근접한 임상효과와 공급 인프라를 갖춘 두 기업의 경쟁이, 국내 시장의 치료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한편 GLP-1 계열 비만약이 고도비만 환자, 당뇨병 등 대사질환 동반 환자 관리의 돌파구로 기대받는 만큼, 보험 적용 확대·장기 안전성 모니터링 등 정책적 논의도 남아 있다. 현재는 처방 환자가 자비로 전액 부담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 시장에서 약물 간 감량 효과와 실구매 가격 모두 환자 선택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더 다양한 GLP-1 신약, 복합제 도입 속도가 산업 지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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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위고비#한국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