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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 3천명 감원 칼바람”…글로벌 車업계 대재편 신호탄→지리그룹 행보 향배는
국제

“볼보자동차 3천명 감원 칼바람”…글로벌 車업계 대재편 신호탄→지리그룹 행보 향배는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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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스톡홀름에는 아직 봄의 찬기가 머물러 있었지만, 볼보자동차를 둘러싼 공기엔 깊은 위기감이 감돌았다. 볼보자동차가 세계 곳곳에서 3천 명 넘는 직원을 떠나보내겠다는 선언은 자동차 산업의 새벽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영업이익 60% 급감이라는 충격 뒤에 찾아온 구조조정은, 세계 4만 3천8백여 볼보 구성원 중 7%의 들숨을 멈추게 했다. 심지어 1천 명의 컨설턴트도 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결정의 바탕에는 그늘진 현실이 존재했다. 하칸 사무엘손 최고경영자는 “더 강하고 회복력 있는 볼보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 행보”라고 담담히 말했지만, 산업 전체로 번져 나가는 불확실성의 파동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의 벽을 세우고, 세계 곳곳으로 통상 압박의 파편이 튄 결과였다. 볼보가 실적 전망까지 접으며 180억 스웨덴크로나, 즉 2조 5,098억 원어치 비용절감 계획을 병행한다는 소식 속에는 상흔과 결의가 묻어나 있다.

‘볼보자동차’ 전 세계 3천명 감원 계획…1분기 영업이익 60% 급감
‘볼보자동차’ 전 세계 3천명 감원 계획…1분기 영업이익 60% 급감

이번 감원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볼보의 뿌리가 깊게 내린 스웨덴 현지 인력, 그리고 글로벌 컨설팅 라인 등 전방위 인력에 충격이 번졌고, 그 여파는 볼보 모기업인 중국 지리 그룹에도 뚜렷하게 드리웠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지리자동차의 연구개발 통제나 중국 내 인력 이동의 전조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사무엘손 CEO는 “우려를 부인한다”고 선을 그으며, 중국-유럽을 잇는 세계시장 구조 속 부담을 드러냈다.

 

실상 볼보만의 일이 아니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흔든 세계 무역질서 속에서, 닛산이 전체 13만명 중 2만 명을 줄이고, 폭스바겐 산하 아우디 역시 2029년까지 7,500명 감원을 내걸었다. 세계 곳곳의 완성차 공장 라인은 언제든 멈출지도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지금 관세정책과 비용 압박, 대외불확실성이라는 변수 위에 경청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쟁 격화와 신기술 전환기에 부딪힌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부품과 완성차에 널리 미친 관세의 그늘은, 고용의 지도를 재편하면서 미래 자동차 시장의 균형추조차 흔들고 있다.

 

한편 거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 몰아치는 이 ‘고용 쓰나미’와 혁신 압박은 앞으로 각국 노동시장과 산업 패러다임에도 길고 아린 흔적을 남길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의 새벽, 곧 새로운 도약의 곡선 앞에서 볼보를 비롯한 세계 완성차 기업들의 걸음은 침묵 속에서도 더욱 무겁고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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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지리그룹#관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