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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우산을 챙긴다”…홍천의 잦은 소나기와 흐린 여름이 바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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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우산을 챙긴다”…홍천의 잦은 소나기와 흐린 여름이 바꾼 일상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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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홍천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장마철이 지나면 쨍한 햇볕이 당연했지만, 지금은 어디서 소나기가 쏟아질지 모르는 여름의 일상이 됐다.

 

8월 중순, 홍천의 날씨는 ‘흐림’과 ‘소나기’가 키워드다. 종일 습기가 공기 속을 메우고, 비는 짧지만 굵은 소리로 창을 두드린다. 동네 마트 입구에는 비닐 우산이 진열대 한가득이고, SNS에는 “오늘도 젖었다”는 인증샷이 이어진다. 12일부터 21일까지 최고기온은 31~33도까지 오르지만, 해를 볼 새도 없이 구름과 비가 일상에 들어앉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주간 예보에 따르면 8월 12일부터 열흘간 비 또는 뇌우가 예보된 날만 무려 7일이다. 13일엔 비가 내릴 확률이 88%에 달했고, 21일 역시 오후 비 확률이 73%까지 오르며 외출 계획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았다.

 

동네 카페 사장 김현진 씨는 “손님들이 실내에 오래 머물거나, 갑자기 몰려오는 일이 많아졌다. 에어컨과 제습기를 번갈아 켜는 게 올여름의 풍경”이라 느꼈다. 기상청 관계자들은 “고온 다습한 대류의 영향으로 국지성 소나기, 돌발 뇌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큰비가 아니더라도 예고 없이 지나가는 소나기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매일 우산을 챙기는 게 습관이 됐다”, “빨래가 마르질 않는다”는 한탄부터, “비 오는 날의 습기가 오히려 반갑다”는 감상까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실내 취미가 더 늘었다”, “비 오는 날 산책이 색다르게 느껴진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날씨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여름철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외출 동선과 시간표를 바꾸고, 홍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도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가고 있다. 작고 사소한 계절의 변화지만, 그 흐름 속에서 삶의 리듬 역시 조용히 방향을 틀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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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소나기#여름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