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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선 회복한 코스피”…트럼프 관세 유예로 이차전지주 강세→기술주 불안 지속
경제

“2,600선 회복한 코스피”…트럼프 관세 유예로 이차전지주 강세→기술주 불안 지속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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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내린 안개처럼 시장에 드리웠던 관세의 불확실성이 잠시 옅어지며, 코스피지수가 26일 아침 2,600선 위에 다시 올랐다. 그리고 그 이면에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EU 관세 유예라는 국제 무역의 균열이 이차전지주와 주요 업종 흐름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26일 오전 9시 23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25포인트(0.55퍼센트) 상승한 2,606.34에 거래됐다. 2,598.45에서 출발한 지수는 이내 상승폭을 키워가며 투자자 심리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378억 원 가량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억 원과 205억 원을 내던졌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가 91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2,600선 회복…트럼프 EU 관세 유예에 이차전지주 강세
코스피 2,600선 회복…트럼프 EU 관세 유예에 이차전지주 강세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 대비 6.6원 내린 1,36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의 움직임 속에서도 단기적 안도감이 읽혔다.

 

이 모든 흐름의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6월 1일부터 유럽연합산 제품에 50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 같은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도 25퍼센트 이상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에, 글로벌 기술주들은 한동안 움츠렸던 적이 있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 시점을 7월 9일로 미루겠다고 발언했다. 불확실성은 완전히 걷히지 않았지만, 그 여백 사이에서 국내 증시는 되살아나는 새벽의 빛처럼 반등을 시작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관세의 실제 적용 가능성, 그리고 세계 기술주 전반을 짓누르는 무게는 여전히 투자자 심리에 그림자처럼 남아 있다.

 

이날 업종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54퍼센트, POSCO홀딩스가 1.93퍼센트 오르며 이차전지주가 강세를 띄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0.49퍼센트, 현대차 0.22퍼센트, HD현대중공업 2.57퍼센트, KB금융 0.91퍼센트 등 대표주들도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 -0.18퍼센트, SK하이닉스 -1.15퍼센트 등 반도체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01퍼센트는 시가총액 5위 자리를 KB금융에 내주었다.

 

화학 1.29퍼센트, 건설 1.10퍼센트, 운송장비 0.86퍼센트 등은 오름세였으나, 헬스케어와 종이목재 업종은 각각 소폭 하락하며 온도차가 드러났다.

 

코스닥지수 역시 오전 722.17로 전장 대비 6.19포인트(0.86퍼센트) 상승했다. 기관이 280억 원 순매수를 이어가는 사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6억, 46억 원씩 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 4.78퍼센트, 에코프로 2.29퍼센트 등 이차전지주, 알테오젠 1.08퍼센트, HLB 1.88퍼센트, 펩트론 2.05퍼센트는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파마리서치 -3.00퍼센트, 에이비엘바이오 -0.16퍼센트, 코오롱티슈진 -4.06퍼센트 등은 약세였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 등 해외 생산 스마트폰도 25퍼센트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돼 국내 관련 업종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투자자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관세 유예가 일시적 안도감을 제공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차전지, 건설, 금융주는 기대감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으나,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는 여전히 긴장감이 흐른다.

 

진정한 안정과 방향성은 다음 달 열릴 무역 정책 결정, 그리고 주요 글로벌 증시의 파동에 의해 다시 한 번 시계가 맞춰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 거대한 파고 속에서 힌트를 얻기 위해, 정책 변화와 국제 시장의 흐름을 한층 예민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오늘의 성과가 내일의 안녕으로 연결될지, 금융시장의 봄은 긴 여운을 남긴 채 흐르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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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트럼프#이차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