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2430억 결단의 밤”…SM엔터 지분, 텐센트 손끝에서 운명 바뀐다→자본 지각변동 예고
차가운 숫자들이 가득한 시장의 공기 속에서 하이브가 내린 결단은 단숨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한때 서로의 거대한 그림자 아래 묶였던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두 기업의 마지막 연결 고리가 오늘에서야 조용히 끊어졌다. 1년여 동안 이어진 동행이 길고 복잡한 여정을 마무리하며, 주식이 새로운 주주를 찾아 떠나는 순간 시장에 또 다른 긴장감이 흘렀다.
하이브는 자신이 보유하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221만719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전량 매각한다고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혔다. 주당 11만원, 총 2430억원에 달하는 이 거대한 규모의 거래는, 오는 30일 장 마감과 함께 마침내 성사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되면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투자 전선은 완전히 정리된다.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는 이 거대한 주식 패키지를 넘겨받을 새 주체다. 바로 텐센트 뮤직. 케이팝 산업의 글로벌 파트너로 꼽혀온 텐센트 뮤직이 국내 유력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로 우뚝 서게 된다. 이로써 텐센트 뮤직은 국내 엔터 시장에서 영향력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자본의 움직임에 전례 없는 이정표를 남긴 셈이다.
하이브의 이사회는 이번 전량 매각 결의에 담긴 내부적인 변화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단순한 투자 철수 이상의 결정, 그리고 과감한 시점 선택은 신속하고 깔끔한 정리로 평가받는다. 현장에서는 시간외대량매매라는 방식을 택한 과정에 대한 여러 해석이 오간다.
누군가의 손을 이미 떠난 주식은 새로운 전략과 기대 아래 다시 길을 달린다. 텐센트 뮤직의 합류와 더불어, K팝 산업의 권력 지도가 조용히 재편되고 있다. 이번 매각을 기점으로 자본 구조의 대이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하이브의 미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채색 도시의 한복판, 2430억원이 오가는 거대한 변곡점의 밤을 지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