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폭로 갈등에 40분 만에 파행”…국회 과방위, 여야 충돌로 국감 중단
문자 메시지 폭로 논란이 국정감사 현장까지 확산하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치적 갈등이 극에 달했다. 16일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간 격렬한 공방이 이어지며, 감사는 개시 41분 만에 파행으로 중단됐다. 양측은 문자 유출 책임, 욕설 여부 등의 쟁점을 놓고 서로를 강하게 비난하며 감정 대립을 이어갔다.
이날 박정훈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만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김우영 의원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한 데 대해 "소위 '개딸'들의 표적이 돼 전화를 쓰기 어려운 상황까지 됐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문자 폭로 당일 김 의원의 언행과 욕설 문자를 수차례 언급하며 김 의원과 이를 제재하지 않은 최민희 위원장에게 비판을 집중했다.

반면 김우영 의원은 문자 캡처 과정에서 전화번호가 비쳐진 것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박 의원은 공인으로, 공개 명함 등에 이미 번호를 알린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통화 내역을 근거로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맞섰다.
공방이 격화되자 박정훈 의원은 "(욕설 문자를 보낸) 다음 날 저한테 '이 찌질한 XX야'라고 문자가 왔다. 그래서 제가 '그 '찌질'이라는 단어는 당신한테나 어울리는 단어야.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라고 답신까지 보냈다"며 김우영 의원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이어 그는 "(문자 논란은) 대통령실 부속실장 공격과도 연결된다"며 감정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여야 간 충돌은 위원장 진행을 둘러싼 쟁점으로까지 번졌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최민희 위원장의 진행이 일방적이라고 강하게 항의했고,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에 맞서며 격한 언사가 오갔다.
최민희 위원장은 "솔직히 이 시간에 문자 사태 공방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양측을 중재하고 "국감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회의는 41분 만에 중지됐다.
과방위 국감은 이미 지난 13일 김우영 의원이 박정훈 의원으로부터 받은 문자와 함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여야 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이번 파행도 그 후폭풍이 이어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국회는 문자 폭로 사태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정면 충돌로 국정감사 정상화에 실패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복되는 정쟁으로 인해 정책 감사 본연의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과방위는 향후 국감 재개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