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 조사 급물살”…박정훈 대령, 채상병 수사외압 특검 참고인 출석
군 수뇌부의 수사외압 정국이 다시 폭풍 중심에 섰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자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책임자가 16일 순직해병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VIP 격노설' 논란은 재점화를 앞두고 있다. 특검팀이 박 대령을 상대로 당시 군 윗선의 외압, 사건 이첩 보류 및 경찰 이첩 강행 전말, 군검찰 표적수사 의혹까지 정조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검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박정훈 대령을 참고인으로 불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지휘부의 업무상 과실치사, 초동조사 당시 내려진 외압 의혹, 이첩 보류·회수 배경, 이후 군검찰의 표적수사와 관련한 구체적 정황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령은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서 상부 지시를 거부하고 사건을 경찰로 이첩해, 군 수뇌부의 외압에 저항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정훈 대령과 수사단은 당시 임성근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했으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이후 군 상부가突如 사건 이첩을 막으라 지시하며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박 대령이 경찰 이첩을 강행하면서 직무항명 혐의로 기소됐으나, 올해 초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돼 최근 원래 보직에 복귀했다.
박 대령은 이미 수사외압 실태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회의 격노 내용을 폭로한 첫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대통령실 회의에서 수사단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다"는 진술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질책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중심이다.
다만 그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회의 참석자들은 관련 내용을 일제히 부인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정권교체와 함께 출범한 순직해병특검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복수의 회의 참석자 진술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책임 공방과 수사 확대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박 대령은 전날 변호인단을 통해 "특검에서 하나씩 사실을 밝혀나가고 있어 멀지 않아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책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장 자리로 복귀해 직무 수행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이번 참고인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특검이 'VIP 격노설' 등 핵심 의혹 해소에 성공할 경우, 군 통수권자와 군 수사체계의 책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논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며,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