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대패 충격”…두산, 리빌딩 시즌 아픔→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깃든 정적은 두산 베어스의 희망이 사라진 순간과 맞닿아 있었다. 완패를 당한 더그아웃에는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무거운 침묵과 안타까운 눈빛이 감돌았다. 투수와 타선, 베테랑과 신예 모두가 짊어진 ‘리빌딩의 그늘’ 아래에서, 두산은 결국 긴 가을의 문턱에 닿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는 9월 20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치러진 2025시즌 정규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15로 완패했다. 이 패배로 두산은 3년 만에 포스트시즌 탈락을 확정지으며, 올 시즌을 조용히 마무리하게 됐다.

2023년 5위, 2024년 4위로 점진적인 도약을 기대했던 두산은 올 시즌 ‘상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부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3·4월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42로 8위, 타선 OPS 역시 리그 평균을 밑돌며 좀처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7승 10패, 평균자책점 4.50, 잭 로그가 9승 8패, 평균자책점 2.98로 분전했으나, 초반 낙폭을 극복하는 동력은 부족했다.
베테랑 김재환, 양석환, 강승호 역시 조용한 성적으로 팀을 이끌지 못했다. 새 얼굴들의 경험 부족과 실책도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다. 6월 이승엽 전 감독의 사임 이후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부임했지만,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신예 박준순, 이유찬, 오명진, 김동준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음에도 결국 두산은 리그 최다 실책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시즌 막판까지 분투했으나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의 최종 승률 0.453(34승 3무 41패)로 8위에 머물렀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졌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명맥도, 이번 시즌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이제 두산 구단은 새 감독 선임과 함께 내부 FA 김재환, 이영하, 최원준, 조수행 등 핵심 선수들의 거취와 구조 조정에 나서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신인과 젊은 선수들의 뚜렷한 성장 가능성은 다음 시즌에 대한 작은 희망을 남겼다. 구단은 리빌딩의 방향성을 가다듬어 2026시즌을 새롭게 설계할 전망이다.
저무는 가을 햇살 아래, 빈 그라운드에는 이제 새로운 서사의 시작이 조용히 깃든다. 잠시 머무른 아쉬움 뒤로, 팬들은 젊은 두산의 내일을 떠올린다. 2025시즌을 끝맺은 두산 베어스의 이야기는 그렇게 새로운 시선과 질문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