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흥행 실패’ 책임 공방”…여야, 김덕영 감독 청문회서 충돌
정치적 충돌 지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건국전쟁'을 둘러싸고 김덕영 감독과 여야 의원들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역사 왜곡을 문제 삼자 국민의힘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취급에 이의를 제기했다.
23일 국회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건국전쟁은 제주 4·3과 관련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부정한다"며, "이런 명백한 사실 왜곡은 심의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속편이 12세 이용가인데, 위법 사실을 다큐멘터리로 보여주면 청소년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역할을 문제 삼았다.

반면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건국전쟁이 독립영화 승인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과정에 이례적인 점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 승인을 사실상 번복하고, 흥행 통계에서도 이를 제외했다가 나중에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덕영 감독은 "건국전쟁은 1편과 2편 모두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진실을 탐구한 작품"이라며, "2030 세대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속편의 흥행 부진이 정부 탓이냐'는 지적에는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거짓말로 정부에 화풀이하지 말라"며 고성을 높였고, 김덕영 감독이 "모욕"이라고 대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김교흥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김 감독에게 "영화 흥행 실패를 정부 탓으로 돌리지 말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고인을 향한 민주당 질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박정하 의원은 "영화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며, "참고인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답변을 강요하는 태도가 일부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은희 의원도 "참고인의 해명을 윽박지르는 것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거들었다.
문체위에서는 K-콘텐츠 투자 환경과 지원 방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조은희 의원은 "'오징어게임'이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가 넷플릭스에서 성공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넷플릭스에서 제작 완료됐다"며 K-콘텐츠 투자 환경의 취약성을 꼬집었다. 이에 유현석 콘텐츠진흥원장 직무대행은 "OTT 특화 지원, BBC 등 해외 플랫폼과의 협업 등 방영 확대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문체위는 영화와 역사 논란, K-콘텐츠 미래를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격돌했다. 정치권은 건국전쟁을 계기로 미디어 평가 기준과 독립영화 정책을 추가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