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지민, 300일 대서사”…‘Who’ 현지 차트 전율→유라시아 음악장 흔든 여운
조용한 러시아 아침, 거리 곳곳을 맴도는 한국어 노래가 흐릿한 대지에 부드럽게 단맛을 남긴다. 방탄소년단 지민의 목소리는 어느새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그 너머로 세밀한 파문처럼 스며들며 많은 이들의 하루를 물들였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지민의 음악은 수많은 계절을 통과하는 마음의 잔상과도 같았다.
방탄소년단 지민은 두 번째 솔로 앨범 ‘MUSE’의 타이틀곡 ‘Who’로 러시아 음원 시장에서 새 역사를 썼다. 애플뮤직 도시 차트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각각 324일, 329일간 1위를 이어가며 역대급 대기록을 남겼다. 특히 모스크바에선 300일 연속 정상을 차지한 첫 곡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행보는 단발성 돌풍이 아닌, 깊이 있는 팬덤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기록이었다.

지민의 ‘Who’는 러시아 전체 애플뮤직 차트는 물론, 벨라루스와 키르기스스탄, 리투아니아, 아르메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들의 차트도 점령했다. 현지 톱100 차트에서 여전히 3위를 유지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했고, 국가별로는 벨라루스와 키르기스스탄 1위, 리투아니아 10위, 아르메니아 14위, 우즈베키스탄 24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루 사랑받았다.
이 열기는 애플뮤직을 넘어 스포티파이에서도 이어졌다. 벨라루스 데일리 톱 송 차트에서 211일간 1위, 카자흐스탄에서는 328일 연속 1위를 지키며 현지 스트리밍 기록도 다시 썼다. 이렇듯 ‘Who’가 세운 숫자들은 단순히 기록을 넘어 지구 반대편 팬들과 나눈 진심의 흔적이자, K팝이 만들어낸 진정한 변화의 증거가 됐다.
지민의 ‘Who’가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데는 서정적이고 진정성 짙은 감성, 지민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보컬, 그리고 국경을 허무는 서사의 힘이 있다. 몰입을 자아내는 사운드는 언어의 경계를 무디게 만들고, 듣는 이에게 새로운 위로와 공감을 안겼다. 꾸준히 쌓인 성과는 현지 팬덤과 음악팬 모두의 새 발견과 뜨거운 응원을 담았다.
변함없는 차트 1위가 쌓인 시간, 그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우연이 아닌, 국적과 언어를 초월한 음악의 순수한 힘과 교감으로 읽혔다. 지민의 ‘Who’는 러시아 및 구소련 국가 음악사에 역대급 순간을 남기며, 오늘도 그 목소리가 현지 도심과 골목, 그리고 수백만의 플레이리스트 한가운데를 비추고 있다. 이 감동과 기록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