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단기간 한미 정상 상호방문”…이재명, 트럼프·시진핑과 연쇄 정상회담 추진
정치적 충돌 지점인 미중 정상 외교와 동북아 외교 지형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쇄 정상외교 행보를 계기로 재편될 조짐이다. 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1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추진되면서 외교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번 정상회담 일정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개최되는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이날 위성락 실장은 "미국과는 역대 최단기간 내 정상 상호방문이 성사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국빈방문 형태로 경주에 집결하며, 특히 중국 정상의 방한은 11년 만이다. 미국과 중국 정상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국빈 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전례 없는 일정으로, 한미·한중 관계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 일정을 보면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다양한 국빈 이벤트도 이어간다. APEC 본회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에는 시진핑 주석에게 내년도 의장국을 인계한 뒤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위성락 실장은 "한중 정상회담에선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과 함께 한반도 및 북한, 주변 정세도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장소는 경주와 그 주변으로 조율 중이며, 박물관 등 다양한 부속시설이 활용될 예정이다. 한일 정상회담도 실무선에서 일정 조율이 한창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는 "조속한 대면 교류를 위해 준비 중이며, 실무 선상에서 구체적 날짜를 협의하고 있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한일관계 복원이 이 대통령의 조기 대면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 거론된 30일 한일 정상 단독 만찬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과의 만찬도 모두 현재 준비 중인 단계이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미 간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나 새로운 동향은 없다"고 위 실장은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한미·한중 정상회담과 더불어 APEC 의장국으로서 연일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오전에는 ‘APEC CEO 서밋’ 개막식에 특별연사로 참석하며, 30일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여러 회원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캐나다와는 잠수함 수주 등 방산 협력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31일 본회의 제1세션에서는 무역·투자 증진을 주제로 회원국 정상 및 UAE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 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등이 참가한다. 이어 1일 오전엔 인공지능, 인구구조 변화 등 미래 경제 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APEC 회원 경제 지도자들과 적극 교류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다.
정상회의 폐막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로 이동, 다음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2일에는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의 공식 방한 일정도 예고돼 외교 슈퍼위크가 이어진다.
대통령실은 "다자외교의 슈퍼위크를 맞아 복원된 정상외교의 새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APEC 정상들의 ‘경주 선언’ 채택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위성락 실장은 "오랜 기간 공식 선언문 준비를 해왔으며, 조율을 통해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이번 정상외교 행보에 큰 기대와 함께 외교적 결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연쇄 정상회담을 마무리 지은 뒤 한미, 한중, 한일 등 대외관계 전략 구상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