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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SEC 소송 숨고르기”...XRP 7%대 급락에 47억 달러 이탈→규제 불확실성 증폭 신호
국제

“리플-SEC 소송 숨고르기”...XRP 7%대 급락에 47억 달러 이탈→규제 불확실성 증폭 신호

박다해 기자
입력

뉴욕의 무거운 여름 공기 속, 암호화폐 시장에 또 한 번 뼛속까지 스며드는 어둠이 내려앉았다. 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20년부터 4년 넘게 이어진 법적 항소 절차를 전격 중단하자, 시장은 흔들렸고 투자자들의 심리도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6월 17일, 암호화폐 전문 매체 유투데이는 리플 XRP의 거래량이 하루 사이 33.96% 치솟아 47억4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의 가격은 불과 하루 만에 7.29%나 미끄러지듯 하락했다. 이는 제임스 필란 전 연방검사의 공표 내용에 따른 SEC와 리플의 항소 절차 일시 중단 합의 직후 나타난 현상으로, 수많은 투자자의 불안이 거래량 증대와 가격 급락이라는 날카로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리플 XRP, 7.29% 급락 속 47억4천만 달러 규모 이동…SEC와의 소송 중단 여파
리플 XRP, 7.29% 급락 속 47억4천만 달러 규모 이동…SEC와의 소송 중단 여파

이 거대한 매도세는 단지 가격 변동성의 문제를 넘어, 리플과 SEC의 법정 다툼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크고 근본적인 심리적 부담이었는지를 시사한다. 오랜 법정 공방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갈림길에서, 투자자들은 규제의 불확실성과 미래를 둘러싼 혼돈에 다시금 노출됐다. 소송이 일시 멈추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예측 가능성을 후퇴시키고, 자산의 대규모 이동으로 구체화된 불안은 시장에 냉정한 파도를 일으켰다.

 

2020년 말부터 이어진 리플과 SEC의 분쟁은 전 세계 디지털 자산 규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분수령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항소 절차 중단은 장기 소송전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정적이겠지만, 동시에 미국 내 암호화폐 정책 환경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전환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중대한 신호가 되기도 한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들은 이 중단 조치가 미래의 새로운 타협이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할 여지로 해석하며, 투자자와 업계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XRP 보유자들 사이에는 규제 명확성 지연과 법적 절차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뚜렷하다. 신뢰의 토대가 흔들린 시장에서는 기대감보다는 불확실성과 관망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리플과 SEC가 선택한 이 숨 고르기의 순간은, 오히려 전 세계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간에 거대한 공백과 함께, 미국 규제 환경의 다음 장을 예고하는 서막이 돼가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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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sec#암호화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