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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오징어게임 돌풍 뒤 선택”…프론트맨에서 케데헌 신화→진짜 속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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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오징어게임 돌풍 뒤 선택”…프론트맨에서 케데헌 신화→진짜 속내 드러났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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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부산국제영화제의 무대 위에 선 이병헌의 눈빛에는 오랜 시간의 흔적이 서려 있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프론트맨으로 치열하게 살아남았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배우로서 겪어온 내밀한 여정과 감정의 결을 고백하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귀마에 목소리를 불어넣은 날들까지, 이병헌의 서사는 지금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

 

이병헌은 처음 연기의 길에 들어설 당시 “떠밀리듯 오디션을 봤다”고 담담히 밝혔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는 ‘망한 배우’라 불리던 시절의 낮은 자존감과 불안이 밀물처럼 존재했다. 박찬욱 감독과의 만남 또한 “실패한 감독과 배우”라는 사회적 평가를 돌파한 우연이자 선택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두 사람은 마침내 ‘공동경비구역 JSA’로 새로운 반전의 문을 열었고, 여기서부터 이병헌은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확장해 나갔다.

“시간이 흐른 자리”…이병헌, 가을 무드→영화 포스터 앞 존재감 / 배우 이병헌 인스타그램
“시간이 흐른 자리”…이병헌, 가을 무드→영화 포스터 앞 존재감 / 배우 이병헌 인스타그램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예상치 못한 세계적 반향으로 이어진 감정을 숨김없이 전했다. “글로벌 스타라는 이름이 아직 낯설다”는 고백과 함께, 이병헌은 급작스럽게 달라진 위치와 책임감에 깊은 고민이 따랐음을 밝혔다. 차분하면서도 유연하게 내면을 조율하는 그의 태도에, 관객석의 시선이 차분하게 머물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두 달 만에 넷플릭스 통합 2억 6600만 시청을 돌파하며, ‘오징어 게임’ 시즌1의 기록을 넘어섰다. 함께 발매된 OST ‘골든’은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오르면서 K팝과 한국 영화계의 경계를 허물었고, 이병헌은 귀마 캐릭터에 더욱 특별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한정된 대사와 화면 너머로 전해진 감성은 그 자신만의 존재감으로 빚어졌다.

 

배우라는 직업의 숙명이 “기다림과 기회, 그리고 준비의 연속”임을 강조한 이병헌은 “운명처럼 다가오는 역할을 항상 최선의 선택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지. 아이. 조’ 진출 배경부터 세 편의 액션영화를 잇달아 소화했던 지난 시간을 조곤조곤 회상하는 이병헌에게서 오랜 내공과 흔들림 없는 신념이 감지됐다.

 

끝없이 변주되는 도전의 아이콘, 이병헌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에 또 다른 얼굴로 등장할 예정이다. 한계를 넘나드는 감정선과 캐릭터의 몰입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그는 대한민국 영화산업의 최전선에 그대로 서 있었다. 한편, 다채로운 행보와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진 이병헌의 진솔한 이야기는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물론, 여전히 그를 응원하는 이들의 가슴에 오랜 여운을 남겼다.

 

개성 넘치는 행보와 깊어진 연기로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물들인 이병헌의 진면목은, 올해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될 예정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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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오징어게임#케이팝데몬헌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