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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람 맞으며 걷는다”…예천의 여름, 자연과 우주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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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람 맞으며 걷는다”…예천의 여름, 자연과 우주를 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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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 북적거리는 해변 대신 한적한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멀게만 느껴졌던 내륙의 작은 도시 예천도 어느새 계절마다 여행자들의 발길이 머무는 특별한 피서지가 됐다.

 

SNS에는 예천 천문우주센터를 다녀온 가족들의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대 천체 투영관과 다양한 우주과학 체험이 펼쳐지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빠져드는 곳이다. 실제 주말이면 모처럼의 휴일을 맞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긴 줄을 이루곤 한다. 밤하늘 별과 은하수를 눈으로 만나는 경험은 여름밤의 더위를 잊게 한다는 평이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회룡포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회룡포

자연과 함께하는 예천의 대표 명소도 빼놓을 수 없다. 회룡포는 내성천이 잔잔하게 휘돌아 나온 물돌이마을로, 어느 계절보다 여름에 그 매력이 두드러진다. 시원한 강바람과 둔덕 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유장한 강물,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은 ‘도시의 독서실 냉방보다 더 쾌적하다’는 한 여행자의 소감처럼 또렷이 각인된다. 특히 일출과 일몰에 맞춰 방문한 이들이 남긴 사진은 여름의 빛과 공간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삼강주막 마을에서는 조선후기의 주막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통 체험과 함께, 예천의 토속 음식을 맛보는 여유도 기다린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여행지에서 가장 시원했던 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숫자로도 예천의 인기는 확인된다. 최근 지역 문화관광계 통계에 따르면 예천 천문우주센터와 회룡포, 삼강주막은 해마다 여름 가족 단위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다.

 

여행 칼럼니스트 최지하는 “예천의 여름 여행은 복잡한 피서지가 주는 소음 대신, 자연의 리듬과 옛 문화의 잔잔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별을 보고, 강바람에 머물고, 전통 맛을 음미하는 소박한 하루가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기회를 준다”고 표현했다.

 

예천을 다녀온 한 가족은 “유명 해변보다 덜 알려졌지만,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름이었다”며 “아이와 함께 별자리를 관측하며 나눈 대화, 삼강주막에서 먹은 건강한 음식, 강변 산책로에서 온 가족이 웃었던 한낮이 오래 생각난다”고 고백했다.

 

결국 예천의 여름은 휴식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활기와 여유, 그리고 자연 속 위로를 경험하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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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천문우주센터#회룡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