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초50의 환희”…한국 400m 계주팀, U대회 첫 금→세계무대 새 역사
독일 보훔의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이 환호로 뒤덮인 순간,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이 트랙 위에서 만든 금빛 질주가 깊은 울림을 남겼다. 나가는 배턴마다 이어진 전력 질주와 마지막 앵커 스퍼트가 만드는 박진감은, 계주의 묘미를 넘어 새 역사의 현장이었다.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결선에서 한국 대표팀은 38초50을 기록하며 대회 사상 첫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는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김정윤이 차례로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의 빠른 추격이 이어졌으나, 마지막 바통을 넘겨받은 김정윤이 탄력적인 스퍼트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팀은 2위 남아공의 38초80, 3위 인도의 38초89를 앞서며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38초50의 기록은 5월 구미 아시아선수권 한국 신기록(38초49)에 불과 0.01초 뒤진 수치였지만, 결승 무대의 압박과 급작스러운 멤버 교체 속에서 거둔 값진 결과였다. 직전 대회의 멤버 이준혁을 대신해 이번에 김정윤이 투입된 가운데, 젊은 선수들은 새로운 조합으로 팀의 전력을 입증했다.
이번 우승은 한국 육상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남자 400m 계주에서 32회 만에 처음 잡은 금메달이라 더욱 특별했다. 2019년 이탈리아 나폴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6년 만에 금빛 도전에 성공했다. 역대 최고의 페이스를 견지하며, 오늘 팀의 결승 질주는 한국 계주 역사의 새 이정표로 남을 전망이다.
경쟁국의 선전, 긴장감 속 바통 터치, 앵커의 클러치 힘까지 경기장을 가득 채운 감동은 현지 중계진의 찬사로도 이어졌다. 빠른 레이스에 쏟아지는 함성과 뜨거운 손짓은 메달보다 값진 무한한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국 400m 계주팀이 보여준 집중력과 팀워크는 앞으로 이어질 국제 무대에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깊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트랙 위에서 한국 대표 선수들은 누구보다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해냈다. 경기장을 떠난 밤, 젊은 선수들의 붉어진 얼굴과 웃음엔 참았던 희망이 가득했다. 세계대학경기대회를 통해 다시 일어선 이들의 노력과 성취는, 한국 육상에 새로운 내일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