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절망의 경계 너머”…‘ONE:하이스쿨히어로즈’→공허와 빛 사이 흔들리다
차가운 창가에 기대 선 수겸의 얼굴엔 흔들림 없는 슬픔이 비쳤다. 때로는 따뜻하게 머물던 미소가 기억을 더듬어 사라지고, 이윽고 텅 빈 눈빛이 남았다. 신현수가 연기한 수겸은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히어로즈’에서 함께 성장하는 젊음의 이야기 중심에 섰다.
신현수는 이정하가 연기하는 의겸의 친형 수겸으로 분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점차 일그러지는 얼굴을 보여줬다. 김상호가 연기한 아버지 석태의 폭력과 차가운 기운 속에서, 수겸은 동생 의겸과의 거리까지 무겁게 안고 나아간다. 극 초반 의겸에게 헤드폰을 건네주는 부드럽고 따스한 눈빛, 그 순간이 전하는 다정함은 곧 아득해지고, 다리 위에 홀로 선 표정은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허무함으로 바뀐다.

신현수의 깊은 연기 변주는 따뜻했던 온기와 무기력한 절망 사이를 오가며 매 장면 새로운 감정의 밀도를 쌓았다. 부드러운 미소,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 분노와 후회가 엇갈리는 침묵, 결국 자책으로 마무리되는 씁쓸한 고백이 하나의 서사로 이어진다. 그의 연기에는 가족의 그늘, 어둠 속에서 찾고 싶은 희망, 무너짐과 다시 일어서려 하는 순간이 섬세하게 겹쳐지며, 시청자들의 내면까지 파고들었다.
특히 수겸이 독하게 마음을 다잡는 장면 뒤편엔 이해할 수 없는 고독과 상처가 쌓여갔다. 창밖을 바라보며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마주한 수겸의 모습은, 복잡하게 얽힌 가족 관계와 자신의 감정에 흔들리는 젊음의 모습 그 자체였다. 신현수는 내면의 균열이 드러나는 순간을 누구보다 진솔하고 날카롭게 표현하며, 짙은 몰입의 순간을 선사했다.
신현수가 초반에 보여준 따뜻한 온기와 후반부 무너진 공허가 교차하는 장면들은 극 전체의 분위기를 관통했다. 낙차가 큰 감정선이 이어지며 수겸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복잡한 심리와 비밀을 가졌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그의 연기에 다시 한 번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신현수가 앞으로 어떤 감정의 파동과 서사를 새롭게 쌓아나갈지 기대감 또한 고조된다.
태풍이 지나간 빈집처럼 남은 고요, 그리고 끝내 지워내지 못한 후회의 그림자. 드라마 ‘ONE:하이스쿨히어로즈’의 서사 한가운데 신현수의 입체적인 감정이 오래 남는다. 수겸의 시간과 감정은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8개 에피소드에서 긴장과 여운을 선사하며 시청자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