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본능이 깨어났다”…고지원, 삼다수 마스터스 선전→2연속 우승 도전
강렬한 여름 햇살 아래, 고지원이 땀방울을 닦으며 또 한 번 페어웨이를 가른 순간, 관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고지원은 6언더파 66타로 공동 5위에 오르며 최근 상승세를 실감케 했다. 장타를 앞세운 전환점, 그리고 2주 연속 상위권 경쟁에 들어선 고지원의 눈빛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고지원은 올해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KLPGA 투어 무대에서 꾸준한 성과를 남기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언니 고지우와 자매 맞대결을 펼쳤으며, 고지원이 2타 차로 앞서며 경쟁에서도 웃음을 보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드라이버 비거리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40야드를 넘지 못하며 장타 순위 60위권에 머물렀지만, 올해 평균 242.59야드로 29위까지 끌어올렸다. 고지원은 “한 클럽 이상 비거리가 늘어난 게 확실하다. 파4홀 두 번째 샷을 전보다 더 편하게 온그린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이러한 변화 배경에는 지난 겨울 페이드 구질을 스트레이트로 교정하고, 5kg 몸무게를 증량한 과정이 있었다. 미숫가루를 꾸준히 챙겨 먹으며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 근육량을 늘려 과감한 장타를 완성했다.
올해 고지원은 2부 드림투어와 KLPGA 투어를 오가며 도전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간 톱10 진입은 단 한 번뿐이었으나, 최근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드림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내년 KLPGA 투어 시드 확보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고지원은 아직 우승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매 라운드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자 하는 각오를 보였다. “아직 섣불리 우승을 욕심내지는 않겠다. KLPGA와 드림투어에서 한 번은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고 전했다. 언니 고지우에 대해서도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만족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밝히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긴장과 설렘, 기록 경신의 희열이 교차하는 삼다수 마스터스의 그라운드. 관중들은 고지원의 성장과 투혼을 손끝으로 응원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는 8월 8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