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비혼 선언에 가족 충격”…화려한 날들 첫 회부터 불협화음→삼각 감정의 소용돌이
시작부터 따뜻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은 첫 회에서 정일우와 정인선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서사적 흐름을 만들어냈다. 환한 웃음과 진중한 속내가 교차하며, 가족 안팎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감정의 파장이 시청자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는 직장인 이지혁(정일우)의 노련한 대처와 고유의 이성적인 모습으로 극의 중심을 세웠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의 실수로 위기를 맞지만 이지혁은 침착하게 일을 수습했고, 거래처 정보아와의 대화에서는 자신의 감정 선을 명확히 하며 이성적인 자세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 아버지 이상철(천호진)은 쓸쓸함과 자부심이 엇갈린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상철을 위해 가족이 준비한 깜짝 파티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은 화면을 감성으로 채웠다.

반면, 이지혁의 동생인 이지완과 이수빈 역시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젊은 세대의 초상을 그렸다. 이지완은 여자친구 앞에서는 과감한 듯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허당스러운 면모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빈은 결혼정보회사에서 직업 없는 청춘의 냉랭함을 그대로 맞닥뜨렸고, 두 siblings의 이야기는 불안정한 현재를 살아가는 동세대의 씁쓸함과 공감을 자아냈다.
정인선이 연기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은오는 당당함과 성실함, 그리고 좌절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적극성을 담아냈다. 중고거래 사기에 맞선 끈질긴 추적과, 이를 돕는 지혁과의 협동은 두 사람의 유대감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 사기범을 경찰에 넘긴 뒤 나눴던 하이파이브는 이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서사에 설렘을 더했다.
또 다른 감정선은 삼각 로맨스의 서막으로 펼쳐졌다. 친구 박성재가 은오를 향한 기류를 본격적으로 보였고, 은오 역시 지혁의 상황에 관심을 보이며 미묘한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남 일이 아니라니까요”라는 은오의 내레이션은 펼쳐질 감정 소용돌이를 암시했다.
무엇보다도 가족의 저녁 식탁 위에서 벌어진 정일우의 ‘비혼’ 선언과 독립 예고는 중심 갈등의 신호탄이었다. 자신만의 결혼 가치관을 고백하고, 숨겨둔 오피스텔에 대해 밝힌 이지혁을 두고 가족, 특히 아버지 상철과 어머니 김다정은 당황스러움과 심란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일우와 천호진의 깊이 있는 연기 호흡이 이 순간을 더욱 빛냈다.
시청자들은 첫 방송임에도 세대별 고민, 가족의 애틋함, 젊은 배우진의 에너지와 노련한 연기 사이의 조화를 호평했다. 소현경 작가 특유의 세밀한 대본과 김형석 감독의 탄탄한 연출이 어우러진 ‘화려한 날들’은 매주 일요일 저녁 8시에 시청자와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