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대표주 동반 조정 속 변동성 확대”…미국 증시 흔들리자 서학개미는 저가 매수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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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18일, 미국(USA) 뉴욕증시가 빅테크와 인공지능(AI) 대표주 중심으로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다우존스 등 주요 지수 모두 1% 안팎 하락세로 마감했으며,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에 짙게 드리웠다.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러셀2000 지수는 같은 날 2% 넘게 급락, 우려가 대형 기술주에서 위험자산군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번 조정은 AI 열풍이 이끌던 빅테크와 중소형주가 동시에 조정을 겪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미 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복합적인 환경에서 발생했다. 연준 인사들은 신중한 정책 접근을 강조하며 시장 기대를 누그러뜨리는 발언을 이어갔고, 이 영향으로 12월 금리인하 예측치 역시 55% 안팎까지 떨어졌다. 연초 이후 메가캡 중심의 강세 랠리 과정에서 형성된 고평가 논란 역시 이번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각국 투자자들의 대응도 엇갈렸다. 미국(USA) 투자자들은 차익실현과 리밸런싱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으나, 한국 투자자(일명 ‘서학개미’)들은 지수 변동과 원화 약세라는 이중의 환경 속에서도 엔비디아와 테슬라, 아이온큐, 팔란티어 등 성장주와 레버리지 ETF에 대한 보관금액을 늘리는 ‘저가 매수’ 행보를 보였다. 11월 14일 집계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에 대한 서학개미 보관금액은 약 169조원까지 증가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짧은 기간 동안 동반 보관금액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월별로 본 한국 투자자의 미국 증시 투자금 흐름은 올해 10월 고점을 찍은 직후 11월 들어 다소 조정국면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구조적으로 높은 노출도를 유지하는 양상이다. 이는 미국 시장과 AI 테마주에 대한 신뢰와 기회 포착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등 주요 현지 외신은 이번 조정 배경으로 AI 거품 논란, 연준 정책 불투명성, 경제 데이터 공백을 지목하며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서 길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옵션시장 변동성(VIX) 지수가 12% 넘게 급등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연방기금금리 결정이 앞으로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서학개미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포지션을 너머 위험노출을 확대하는 전략에 경고음을 내면서, 과도한 낙관과 비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뉴욕증시 하락과 투자자들의 대응 행보가 향후 글로벌 증시와 개인 투자 흐름, 그리고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밸류에이션 기조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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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엔비디아#서학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