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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하락…이스라엘-이란 갈등과 소비 둔화 결합→세계 금융시장 불안 고조”
국제

“뉴욕증시 하락…이스라엘-이란 갈등과 소비 둔화 결합→세계 금융시장 불안 고조”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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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새벽 공기는 여전히 차갑고, 금융의 심장부 월가에 퍼진 불안은 한밤의 그림자처럼 거리를 덮었다. 17일, 뉴욕증시는 세계 곳곳의 긴장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격랑처럼 밀려오며, 또 한 번 고요와 동요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무력 충돌 조짐, 그리고 미국 5월 소매판매의 뼈아픈 부진이 겹치며, 투자자들은 신경이 곤두선 채로 새로운 하루의 개장을 맞이했다.

 

이윽고 종을 울리는 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2.24포인트 내린 42,372.85로 출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0.39%와 0.40% 낮아진 6,009.61, 19,623.24에 머물렀다. 숨죽인 거래소 내부에는 중동에서 불어오는 긴장의 기류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이 메아리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든 사람은 즉시 테헤란에서 대피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고, 그는 G7 정상회의에서 주요 합의 없이 조기 귀국함으로써 전 세계 시장의 불안을 부담스럽게 증폭시켰다.

뉴욕증시, 중동 긴장·미 5월 소매판매 부진에 0.4%대 하락
뉴욕증시, 중동 긴장·미 5월 소매판매 부진에 0.4%대 하락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G7 회의의 본질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새로운 회오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미국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하락하며, 시장 전망치인 –0.7%를 뛰어넘는 낙폭을 드러냈다. 소비심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냉각은 경기 둔화를 경고했다. 포워드본즈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앞에 두고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는 불안의 파문을 넓혔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분야가 1.3%가량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헬스케어, 통신서비스, 필수소비재를 비롯한 주요 업종 대부분이 파란불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 수정안에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조항을 삽입하면서 태양광주들이 크게 흔들렸다. 엔페이즈 에너지는 22%, 선런은 39% 내외로 주가가 추락했다. 반대로, 일라이 릴리가 버브 테라퓨틱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해당 종목 주가가 74% 치솟는 이변이 연출됐다. 또, 주택 건설업체 레나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2%가량 상승했다.

 

유럽증시도 이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지수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중동 불안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는 1.41%, 브렌트유는 1.67%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적 위기와 소비지표 악화가 이중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가운데,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중동 리스크와 미국 내 소비 지표 변화가 변동성의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안한 밤을 뒤로한 채, 다음 심리적 움직임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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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이스라엘#소매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