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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기획사·세탁업체 충돌”…1200만원 미지급 논란→숨은 노고 울분과 침묵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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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스포트라이트 뒤, 아이돌을 감싸던 옷엔 노동의 땀과 정성이 켜켜이 깃들었지만, 그 수고가 단돈 한 푼으로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었다. JTBC 취재에 따르면, 남성 아이돌 그룹의 의상을 도맡았던 서울 논현동 세탁업체는 두 해 넘게 밀린 세탁비를 기다려야 했다. 집계된 미지급 금액만 1천200만원을 넘어섰고, 철저한 신뢰 위에 쌓였던 노동의 가치에 균열이 찾아왔다.

 

세탁비 체납에 국한되지 않은 피해는 스타일리스트, 의상제작, 수선 등 관련 업계 전반으로 번졌다. 의상과 무대의 무게만큼이나, 그 뒷면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손길들의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일부 업체들이 법적 대응에 돌입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1200만원 미지급 논란”…아이돌 기획사·세탁업체 갈등→대중은 씁쓸함에 주목
“1200만원 미지급 논란”…아이돌 기획사·세탁업체 갈등→대중은 씁쓸함에 주목

이 사태는 법적 대응을 예고한 후에야 500만원 일부 입금이 이뤄지면서 일시적 숨통이 트였으나, 여전히 7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씁쓸함은 여전했다. 같은 시기 A기획사는 새 아이돌 팀의 데뷔를 알렸고, 화려한 현실과 미지급 현실의 극단적 대비가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A기획사의 수장은 1세대 연예 기획자 김모씨로, 1990년대부터 유명 가수들을 발굴하며 업계 내에서 두터운 신뢰를 자랑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기획사 측은 회계팀 실수를 내세워 2년간 쌓인 모든 미지급금을 신속히 지급하겠다고 입장했다.

 

오랜 세월, 무대를 빛내온 손길이 사회의 조명 아래 제대로 존중받지 못할 때, 팬들과 업계, 그리고 사회는 무엇을 신뢰해야 하는지, 무채색 뒷무대의 이야기가 다시금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번 사건이 적막한 노동의 현장에 작은 울림을 남기며 연예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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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획사#아이돌#세탁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