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위한 조건은 국민의힘 변화”…정청래, 여야 관계 전환 신호탄 될까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변화하면 대화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가운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향후 여야 관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여론조사 수치 하락과 당내 자성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양당의 대립이 정국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정청래 대표는 최근 연설과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힘이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정당으로 돌아와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고, 이는 이전의 강경 일변도 기조에서 다소나마 변화 조짐을 보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는 당선 직후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강한 비판을 이어왔으며, 여전히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손절하고 야당다운 야당으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되돌아가려면 내란에 대한 깊은 반성, 대국민 사과, 단죄를 위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에는 “협치를 아예 닫아놓는 상황은 아니다. 국민의힘의 변화에 달린 문제다”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에는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민주당 원로 상임고문단은 지난 12일 간담회에서 “집권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정세균 전 국회의장), “과유불급”(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의 발언으로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집권 여당이 야당과의 협치를 배제하는 모습이 이재명 정부의 통합 기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정국의 긴장감이 읽힌다. 한국갤럽이 8월 14일 발표한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천7명 대상,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도는 각각 59%, 41%로 지난 조사 대비 5%포인트씩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관계의 전환점으로 주목받는 것은 8월 22일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 후보가 대표로 선출될 경우, 정청래 대표가 대화 복원에 나설 여지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김문수·장동혁 등 ‘반탄’(탄핵 반대)파가 선출되면 여야 충돌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고, 극우적으로 흐르며 대선 불복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선 협치는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임고문단 조언과 국민 여론 등 정 대표가 다 수렴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변화 의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양당 대표의 대화 재개 여부와 협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국회는 국민의힘 대표 선출 결과에 따라 여야 관계의 대립 혹은 변화의 기로에 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