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접경지 밤하늘에 찾아온 고요”…군, 확성기 중단 지시→주민 숙면과 안도 번져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지시에 이어 북한의 대남방송까지 멈추자, 경기 파주·김포와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에는 오랜만의 고요가 찾아왔다. 소리 없는 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안도감을 전하며, 지난 1년간 괴상하게 퍼져나가던 금속성 소음이 잠시 잦아들자 주민들은 숙면과 평온 속에 새로운 새벽을 맞이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밤의 기묘한 소음에 익숙해져야 했던 현지 주민들은, 창문을 닫아도 머릿속을 맴돌던 확성기 방송이 사라진 밤을 진정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파주시 비무장지대 대성동 마을의 김동구 이장은 "기괴한 소리에 시달리던 밤이 지나고, 드물게 온전한 휴식을 얻었다"며 안도의 마음을 전했다. 강화군 송해면 양오2리 한수희 이장 또한 "오랜만에 편안한 밤이었다"며 현재 평온한 현상이 쭉 이어지길 희망했다.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리 이완증 이장은 "소주 두 병을 마셔야 겨우 잠들던 고통이 사라졌다"며, 주민들의 바람은 단순한 하소연을 넘어 장기적인 일상 회복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군 당국에 따르면, 12일 현재 북측의 대남방송 소음은 완전히 멈췄고, 현지에서 방송 송출 징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군은 "북한의 방송이 완전히 중단된 것인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혀, 상황 변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접경지에서는 쇠 긁는 소리와 괴이한 확성기 음향이 밤낮 없이 이어지며, 주민들의 수면권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김포시가 실시한 정신건강 조사에서 일부 주민이 고위험군으로 확인됐고, 강화군 일대 숙박업과 관광 등 지역경제마저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염소의 사산, 닭의 산란 이상 등 주민 생계에도 연쇄적인 피해가 이어진 바, 이번 확성기 방송 중단이 접경지 삶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접경지 일대 이장과 주민들 다수는 “더는 보상도 필요 없고, 앞으로 이 고요가 지속돼주길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군과 지자체는 앞으로도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예정이다. 정부는 향후 남북 간 심리전 재개 여부, 접경지 생활안정 방안 등에 대한 정책적 검토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