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카스피해 운송량 두 배로”…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 무역로 확대 협력에 물류 지형 변화 전망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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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0일, 카자흐스탄(Kazakhstan) 아스타나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Azerbaijan)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카스피해를 통과하는 국제운송루트(TITR)의 연간 화물 운송량을 기존의 두 배인 1천만 톤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신규 페리 시스템 도입과 통일 관세제도 등 포괄적 인프라 강화 방안도 논의되며, 이 같은 조치는 유라시아 물류 흐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은 2023년 카스피해 횡단 무역로에서 450만 톤의 화물을 운송해 전년 대비 62% 성장했으며, 올해도 추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신규 페리 시스템 구축과 카스피해 구간 항만 현대화, 그리고 관세 통합 등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들이 집중 논의됐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TITR의 병목현상 해소와 국제 파트너와의 관세제도 통합이 화물 운송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은 서부 악타우 항구에 컨테이너 집결 시설을 건설 중이며, 아제르바이잔은 바쿠 알라트항 개항을 추진 중이다. 신규 페리항로는 이 두 항구를 비롯해 카스피해 약 200km 구간을 연결할 예정이다.

카자흐·아제르바이잔, 카스피해 무역로 연간 운송량 1천만t으로 확대 합의
카자흐·아제르바이잔, 카스피해 무역로 연간 운송량 1천만t으로 확대 합의

이 노선(TITR·Trans-Caspian International Transport Route)은 중국·중앙아시아에서 유럽연합(EU), 코카서스, 튀르키예로 이어지는 핵심 통로로 꼽힌다. 2022년 러시아(Russia)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로 인해, 기존 러시아 경유 루트를 회피하는 우회 물류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 운송 인프라 확충을 결정적으로 가속화해왔다.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2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20일부터 양일간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며, 양국 모두 아시아-유럽 경제·물류 네트워크 내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양국의 공격적인 인프라 확대와 물량 증가는 국제 해운시장과 중앙아시아·코카서스 환적 항만 관련 주가에도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국제 언론은 카스피해 운송로의 효율 강화를 ‘유라시아 교역 패러다임의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BBC 등 주요 외신은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의 협력이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공급망 다변화의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아시아-유럽 간 해상물류 생태계에 판도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러시아 우회 노선에 대한 국제적 니즈가 높아진 가운데, 중앙아시아·코카서스 국가들의 해상·육로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양국 간 인프라 확충과 운송량 배증이 실제로 실현될지 주목하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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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tit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