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안타 행진”…이정후, 워싱턴전 고군분투→팀 0-3 패배
짧은 침묵 뒤에 터진 방망이, 그 타구의 궤적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5경기 연속 안타로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새긴 이정후의 투지는 그러나 팀의 패배를 바꾸진 못했다. 관중석엔 실망과 격려가 교차했고, 한결같은 박수만이 그의 등 뒤를 채웠다.
25일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치러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5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281로 소폭 하락했지만, 집념의 한 타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은 상대 선발 제이크 어빈의 노련한 피칭에 대응하지 못했다. 팀은 단 3개의 안타에 머무르며 침묵했고, 그 중 두 번은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만들어냈다. 이정후가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쳤지만, 후속 타선의 득점 지원은 끝내 없었다.
경기 흐름 또한 이정후에게 녹록지 않았다. 1회 바깥쪽 패스트볼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4회에는 변화구를 날카롭게 밀어 우전 안타를 마크했다. 하지만 수비 실책, 병살타, 삼진 등 공방이 이어지며 득점 찬스는 무너졌다. 6회와 9회에도 이정후는 유격수와 1루수 땅볼로 돌아섰고, 워싱턴 선발 어빈은 8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환호를 받았다.
경기 후 이정후는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더 소중하다. 타석에서 더 좋은 타격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지 팬들도 SNS를 통해 ‘이정후의 끈질긴 타격이 인상 깊다’, ‘패배는 아쉽지만 그의 활약에 희망이 있다’며 응원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패배로 5할 승률 복귀에 실패했고, 이어지는 워싱턴과의 맞대결에서 반등을 노린다. 순위 변곡점을 찍기 위해선 이정후와 중심 타선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눈이 내리는 길목처럼 잠잠한 경기 후의 구장, 팬들은 천천히 자리를 떠났다. 박수와 미련이 뒤섞인 그 공기는 오랜 여운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의 여정은 27일 워싱턴과의 리턴 매치에서 다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