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학·전유나·라포엠, 세대를 묶다”…‘열린음악회’ 감성의 울림→밤하늘 궁금증
소박한 오후, ‘열린음악회’ 무대에 올라선 이범학의 눈빛은 따스한 과거와 오늘의 시간이 맞닿는 지점을 비춘다. 이어 전유나와 라포엠이 나란히 선 순간, 음악 그 자체가 시간이 되고 공간이 돼 관객들에게 서로 다른 위로를 건넨다. 한 사람의 노래가 한 사람의 기억을 두드리면서, 오랜 멜로디는 객석 이곳저곳을 단순한 기쁨이 아닌 오래 남을 떨림으로 적신다.
이범학은 ‘이별 아닌 이별’, ‘마음의 거리’를 특유의 짙고 진솔한 감성으로 소화했다. 풍부한 울림을 머금은 그의 목소리는 생의 아픔과 위로를 동시에 담아, 세월의 결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전유나는 ‘사랑이라는 건’, ‘너를 사랑하고도’에서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여운을 노래했다. 그녀 특유의 섬세한 해석과 투명한 창법이 교차하며, 노래마다 담긴 청량함과 아련함이 객석에 번져나갔다. 라포엠은 ‘A Thousand Years’와 ‘Hurricane 2000’으로 클래식과 팝을 자유롭게 오가며, 무대 위 존재감만으로 감정의 파도를 만들어 냈다. 웅장하면서도 폭발적인 울림은 감동의 정점을 찍었다.

뿐만 아니라 김희재는 ‘미운 사랑’, ‘당신은 왜’로 트로트 특유의 농밀한 감정선을 드러냈다. 신선한 감각을 입힌 FIFTY FIFTY의 ‘Pookie’, ‘Midnight Special’에선 젊은 리듬이 객석을 채우며 새로운 활력을 전했다. 남궁현의 담담한 ‘일 년이면 될까’, 나윤권의 섬세한 ‘나였으면’과 ‘뒷모습’은 하루의 끝, 상념을 품은 청춘에게 섬세한 위로를 선사했다.
각 가수의 다양한 음악과 무대가 하나로 흐르며, 장르를 뛰어넘는 소통의 힘이 현장을 따스하게 물들였다. 낡지 않은 노래들은 추억과 현재를 관통하며, 한편의 서사시처럼 감정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무대 위 감동이 박수와 함께 객석을 오래도록 머물렀다.
인생을 닮은 명곡, 설렘과 이별을 아우르는 선율, 그리고 세대의 벽을 허무는 마음이 어우러진 관객의 밤이다. 따뜻하고 진솔한 선율이 일상에 잔잔한 용기와 위로를 더하며, 깊은 감정의 여운이 시청자 곁에 오래도록 머문다. 1525번째 이야기를 담아낸 ‘열린음악회’는 5월 25일 일요일 저녁 6시, 세대를 잇는 큰 울림으로 찾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