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매치업 챌린지” 과기정통부, 딥테크 기업 성장 지원 속도전
R&D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매칭형 지원이 본격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딥테크 창업과 성장, 연구개발 서비스 혁신을 목표로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해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초기 기술 기업에 필요한 판로와 자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코엑스 마곡에서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한국연구산업진흥협회와 함께 2025 연구개발 R&D 매치업 Match-Up 챌린지 본선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첫선을 보인 이 행사는 딥테크 기반 유망기업을 발굴해 기술 사업화를 촉진하고, 공공 R&D 성과를 민간 혁신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회에는 총 247개 기업이 참여해 기술성과 사업성을 경쟁했다. 예선을 통해 선발된 24개 기업은 본선 무대에서 기술 우수성, 상용화 실현 가능성, 성장 잠재력 등을 중심으로 심사받았다. 기술 설명뿐 아니라 실제 수요처 발굴, 파트너십 전략, 글로벌 확장 계획 등이 평가 항목에 포함돼 연구개발 성과를 시장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딥테크 창업 지원 부문 대상은 로우파트너스가 차지했다. 이 회사는 친환경 초음파 패치를 핵심 아이템으로 내세워 의료 및 헬스케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구체적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병원 중심 기업간 거래 B2B 수익 구조와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함께 제시하면서 투자 관점에서의 성장성, 규제 환경을 고려한 단계별 진출 계획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초음파 패치는 비침습적 진단과 모니터링에 활용 가능한 의료 디바이스로, 저전력 구동과 재사용성,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과의 연계 가능성이 산업 경쟁력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R&D 레벨업 부문 대상은 보안 기술 기업 레피소드가 선정됐다. 레피소드는 새로운 패턴의 인공지능 공격까지 실시간 탐지와 대응을 목표로 한 통합 방어 운영체계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단순 정적 규칙 기반이 아니라 AI 모델의 비정상 행위를 동적으로 분석하는 보안 체계를 제안해, 기존 보안 솔루션 대비 진단 정확도 향상과 대응 시간 단축을 노린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실시간 AI 공격 탐지 기술이 확산될 경우, 기업이 부담하는 보안 점검 비용과 보안 사고 피해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구형 스타트업 부문에서는 전동 중장비 분야 기술을 내세운 엘렉트가 대상을 받았다. 엘렉트는 굴착기 전동화 솔루션 모듈을 개발 중이며, 글로벌 완성 장비 업체인 볼보와 전기 굴착기 공동 개발을 위한 기밀유지서약 NDA를 맺은 상태다. 내연기관 기반 건설 장비를 전동화하면 탄소 배출 저감뿐 아니라 도심 소음과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어, 친환경 인프라 구축 수요 증가에 맞춘 기술로 평가된다. 전동화 모듈 방식은 기존 장비 플랫폼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방부품 생태계와 서비스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대회 대상 수상팀을 대상으로 후속 R&D 연계를 강화해 협력형 창업, 기술 검증과 고도화, 시장 확산을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단발성 포상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과제, 시범 사업, 공공 조달 연계 등으로 이어지는 패키지 지원을 통해, 기술 검증 단계에서 상용화 초기 단계까지 자금과 네트워크를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본선 진출 기업 중 일부는 투자 유치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엘렉트, 이엠엑스, 파이온시스템즈 등 3개 기업은 연구개발특구펀드로부터 총 30억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확약됐다. 연구개발특구펀드는 공공 연구성과 기반 기술 기업에 초기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이들 기업이 후속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동화, 친환경 소재, 첨단 센서 등 장기 회수가 필요한 딥테크 분야는 초기 정책 금융 연계 여부가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매치업 챌린지를 계기로 수요 기업과 기술 보유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매칭 플랫폼을 확대할 방침이다.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연구개발특구, 민간 투자사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기술 검증, 파일럿 적용, 양산 테스트 등 R&D 이후 단계를 촘촘히 잇겠다는 구상이다. 해외에서도 공공 R&D를 민간과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도 정책형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협력과 공동 연구, 해외 실증 기회 확대를 노리는 분위기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R&D 매치업 챌린지가 수요와 공급의 매칭을 통해 더 많은 혁신적 기술을 현실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R&D가 민간 혁신기술과 딥테크 창업 촉진을 가속화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그램이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기술과 자본, 제도가 연동된 상시 플랫폼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