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징계위 발언 파문”…KPGA, 피해 직원에 2차 가해→노조 강력 반발
스포츠

“징계위 발언 파문”…KPGA, 피해 직원에 2차 가해→노조 강력 반발

윤선우 기자
입력

침묵을 깨뜨린 현장의 증언, 거리낌 없는 발언이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폭언 피해를 호소한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직원이 징계위원회에서 “일을 제대로 했으면 폭언이 나왔겠냐”는 질문을 받으며 상처가 덧나고 있다. 비단 승부의 세계가 아닌 직장의 현장에서도, 권위와 책임 사이 균열은 선명했다.

 

이달 초 KPGA 징계위원회에서 피해 직원이 겪은 2차 가해 상황이 노조에 의해 공개됐다. 녹취 내용에는 일부 위원이 “가해자의 폭언과 강압이 불가피했다”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또 다른 위원은 “압박과 심리적 고통이 컸겠지만 본인이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에는 묵직한 침묵과 함께 상처받은 직원의 목소리만이 남았다.

“징계위 2차 가해 논란”…KPGA, 피해 직원에 부적절 질문·노조 반발 / 연합뉴스
“징계위 2차 가해 논란”…KPGA, 피해 직원에 부적절 질문·노조 반발 / 연합뉴스

위원 중 일부는 “상급자에게 혼나는 것은 평범한 직장생활의 일부분”이라 주장하며, 고위 임원 A씨의 폭언을 직장 문화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려 했다. 이에 피해 직원은 “욕설과 폭언이 용인된다는 말이냐”고 강하게 맞섰지만, 위원들은 명확한 시정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노조 측은 징계위원회 절차마저 공정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징계 사유에 대한 반론 기회와 자료 제출이 배제됐고, 징계 대상과 수위가 이미 결정돼 있었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가혹행위 피해를 증언한 직원 2명은 해고 처분을 받았고, 고위 임원 A씨는 최근 해임됐다.

 

김원섭 KPGA 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보복성 조처는 없으며 모든 징계는 명백한 과실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협회가 언론까지 억압하며, 비판을 허위사실 유포로 몰아간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노조는 해고된 피해 직원 구제를 위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준비 중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솔 의원과 함께 협회의 전반적 근로 감독과 사무 검사도 촉구할 계획이다.

 

무대 뒤쪽, 드러나지 않은 싸움에도 아픔의 기록은 남는다. KPGA와 노조, 그리고 피해 직원의 목소리까지, 이 서사는 단순한 직장 내 갈등을 넘어 스포츠 조직의 민주성과 책임 의식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kpga#피해직원#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