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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사상 첫 여성 주심 등장”…파월, 293구 침착 리드→역사 한 장면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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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사상 첫 여성 주심 등장”…파월, 293구 침착 리드→역사 한 장면 새기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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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의 그라운드 위에 새로운 역사가 조용히 시작됐다.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그리고 초조하게 지켜보던 팬들 모두가 150년 만에 MLB가 맞이한 여성 주심의 첫 순간을 함께했다. 젠 파월은 293구의 공을 한 치 오차 없이 판정하며 야구계에 묵직한 의미를 남겼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주심으로 선 파월은 1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경기에서 홈플레이트를 맡았다. 파월은 전날 두 차례 마이너리그 심판으로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당일 경기에서 사상 첫 여성 주심이 돼 경기를 리드했다.

“MLB 첫 여성 주심 데뷔”…파월, 293구 판정 완수하며 무사히 마감 / 연합뉴스
“MLB 첫 여성 주심 데뷔”…파월, 293구 판정 완수하며 무사히 마감 / 연합뉴스

이날 파월의 경기 진행은 안정적이었다. 애틀랜타와 마이애미가 펼친 7대1의 승부 동안 파월은 홈플레이트 뒤에서 293구의 승부를 깔끔하게 재단했다. 애틀랜타 선발 조이 웬츠가 던진 시속 93마일짜리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하며 경기를 시작한 뒤, 양 팀 벤치에서는 판정에 대한 항의조차 찾기 어려웠다.

 

현장의 분위기는 적막 속 불꽃이 번지는 듯했다. 마이애미 클레이턴 매컬러 감독은 "파월이 정말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고 밝히며 "메이저리그는 역사적인 날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웬츠 역시 파월의 판정에 대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정규 심판 76명의 로스터에 결원이 생기면 마이너리그 심판이 보충되는 구조다. 파월 역시 임시 심판으로 호출돼 이날 경기를 소화했다. MLB에서의 정식 심판 진입에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지만, 매컬러 감독은 “파월이 머지않아 풀타임 심판이 되길 바란다”며 미래를 응원했다.

 

파월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의 소프트볼 심판 경험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1,200경기 이상을 누비며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도 선발돼 차분한 운영을 인정받았다. 차기 메이저리그 경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첫 주심 데뷔는 이미 메이저리그의 시간을 바꿔 놓았다.

 

파월의 어깨 위에서 흐른 그 하루의 무게는 팬들과 동료, 감독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경기장 위를 감싼 조용한 환호, 이정표가 된 판정은 남녀 구분을 넘어 스포츠의 본질을 다시 묻게 했다. MLB의 첫 여성 주심은 더 넓은 세계를 향한 작은 걸음을 내딛었다. 파월이 주심을 맡은 애틀랜타와 마이애미의 경기는 8월 11일 새벽,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치러졌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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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mlb#애틀랜타브레이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