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10선 숨고르기”…환율 급등·방산·2차전지 약세에 외국인·기관 순매도
8일 코스피 지수가 나흘 연속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달러 환율 급등, 업종별 악재가 맞물리며 3,210선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환율 불안과 지정학 요인의 변화가 투자 심리를 흔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에 나섰고, 장 후반 개인 매수세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시장에서는 주요 대형주 선방과 업종별 온도 차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67포인트(0.55%) 하락한 3,210.01에 마감했다. 개장 초반 3,220선을 하회한 뒤 장중 3,200선 아래로 밀렸으나, 개인투자자들이 1,831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하락 폭을 소폭 줄였다. 같은 날 코스닥은 0.43% 상승한 809.27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1조2,810억원, 코스닥은 5조1,440억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7조6,230억원으로 집계됐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808/1754639168313_422172154.jpg)
특히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8.4원 급등한 1,389.6원을 기록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우위를 자극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93억원, 1,3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피200 선물에선 외국인이 640억원 순매수했지만 핵심 현물 대형주에선 이탈이 이어졌다.
이날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 가능성 보도 등 지정학적 완화 기대감이 확산되며 방산업종이 급락했다. LIG넥스원이 14.93% 하락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7%), 현대로템(-4.87%) 등 관련주가 줄줄이 떨어졌다. 또, 미국 GM의 중국산 배터리 채택 소식에 LG에너지솔루션(-2.07%), LG화학(-5.47%), POSCO홀딩스(-0.67%) 등 2차전지 대표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1.84% 오르며 7만1,000원대를 회복해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 카카오(0.31%), 두산에너빌리티(1.53%), 셀트리온(0.93%), 한화오션(0.60%) 등도 선방했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2분기 호실적 효과에 11.03%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소 집계로 최근 한 달(7월 8일~8월 8일)간 외국인은 5조7,515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전반에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삼성전자(1,653억원), 카카오(477억원), 에이피알(401억원), 두산에너빌리티(359억원) 등 대형주와 성장주에 집중됐고, 심텍, 파라다이스, JYP엔터 등 다양한 종목군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반면, 외국인은 네이버(-1,765억원), 한국전력(-546억원), LIG넥스원(-519억원) 등에선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는 파마리서치(9.21%)가 2분기 호실적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4.48%)도 흑자 전환 소식에 강세를 기록했다. 반면 알테오젠(-0.46%), 에코프로비엠(-0.56%), HLB(-4.48%) 등은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세가 대형 기술주와 내수주에 집중되며 업종 간 온도 차가 커졌다”며 “환율 급등과 국제 정치 이벤트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단기 투자심리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시장은 환율 추이와 주요 국제 정치 이슈,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연준의 정책 방향과 대외 이벤트에 대한 투자자 반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