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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의 꿈, 6명에게 현실이 되다”…로또 1등 당첨이 남긴 여운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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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의 꿈, 6명에게 현실이 되다”…로또 1등 당첨이 남긴 여운과 일상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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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토요일 저녁이면 슈퍼마켓과 편의점 앞, 익숙한 풍경을 마주한다. 주머니 속 복권 한 장에 하루를 건 사람들. '될 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소중히 접은 로또 종이를 다시 확인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예전엔 단순한 기대감이었다면, 이제는 그 시간 자체가 저마다의 일상이 됐다.  

 

9월 20일 진행된 제1190회 로또 추첨. 7, 9, 19, 23, 26, 45. 6개의 숫자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는 6명. 각자 46억 2,279만원의 엄청난 꿈을 현실로 움켜쥐었다. 실제로 자동, 수동 선택이 반반씩 나뉜 이번 당첨 내역은 '운에 맡긴 선택'과 '고심 어린 조합', 그 양쪽을 모두 보여준다. 경기, 충북, 부산, 강원 등 전국 각지의 동네 판매점마다 누군가는 조용히 자신의 로또가 당첨 번호와 일치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로또를 사러 가는 길엔 항상 평소보다 작은 설렘이 깃든다”는 한 당첨 지역 주민의 말이 공감대를 만든다. 그만큼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언젠가 나도'라는 상상을 해봤다.  

제1190회 로또당첨번호
제1190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이번 회차 총판매금액은 1,183억6,886만1,000원.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희망을 품고 복권을 샀다. 2등 당첨자 113명, 3등 3,293명, 4등·5등 각각 16만 명과 275만 명이 소소하지만 특별한 행운을 나눠 가졌다. 2002년 출범 이래, 누적 1등 당첨자만 9,837명에 이른다. 단 한 주의 행운을 쫓아 가계마다 따뜻한 이야기가 쌓여간다.  

 

복권엔 늘 ‘행운 그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심리학자들은 “로또는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 작은 기대와 설렘을 찾으려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당첨된 뒤 일상에 어떻게 변화를 주고 싶은지 상상하는 과정, 그 자체가 요즘 사람들에게 중요한 위로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로또를 살 때마다 그 주의 고민이나 소망을 종이에 적는 기분이 든다”, “비록 당첨이 아니더라도, 그 기다림이 잠깐 삶을 다르게 보여준다”는 체험담도 이어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꿈은 꾸는 데 의미가 있다”, “실수령액을 세어보니 현실감이 더해진다”, “나도 매주 같은 번호로 도전 중” 등 각자의 속마음이 쏟아진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한 번쯤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붙잡는 것이 현대인의 작은 사치처럼 받아들여진다.  

 

사소한 선택 같지만, 그 안엔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이들의 바람과 소망이 깃들어 있다. 현장엔 수동, 자동을 고민하는 손길이 있고 통계표 앞에서 다음 조합을 분석하는 시간도 있다. 반복적인 알람과 방송시간 안내, 판매점의 풍경까지, 로또는 더 이상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매주 돌아오는 기회의 밤. 당첨이든 아니든, 잠시나마 뇌리를 스치는 ‘만약에’라는 상상은 삶에 다른 색을 칠한다. 꿈꾸는 일, 기대하는 시간이 주는 힘을 생각해본다. 작은 티켓 한 장이 만든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우리의 일상은 조금씩 새로운 방향으로 물들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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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제1190회#동행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