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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언론 통폐합 버금가”…국민의힘, 방송법 개정안 국회 필리버스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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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언론 통폐합 버금가”…국민의힘, 방송법 개정안 국회 필리버스터 돌입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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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정면 충돌했다. 8월 4일 저녁,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방송법 개정안 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주요 필리버스터가 열린 가운데, 방송의 독립성 확대와 정치권 영향력 차단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표면화됐다.

 

국민의힘은 방송법 개정안이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에 부합하는 인사 임명을 용이하게 하는 '방송장악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 조르기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공영방송 이사 수 확대, 추천 권한 다변화 등은 좋은 것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특정 진영의 입김이 강화되는 것”이라며 “객관적인 공공성을 추구한다는 명분과 달리 실질적인 공공성이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신 의원은 "이것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당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 민주노총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여러분들이 이러시면 저희도 정권을 잡으면 영구히 방송 장악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이 오히려 방송의 공공성 회복과 정치 독립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동욱 의원 발언 도중 “국민을 위한 방송이다”, “낙하산 사장 안 좋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필리버스터 시작 전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 핵심 취지를 설명했다.

 

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 편성위원회 설치, 방송 편성 규약 등 제도 마련, 공영방송 3사 및 보도전문채널 사용 사업자에 대한 사장추천위원회와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의 법적 근거 신설을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방송의 독립성을 권력이나 정권이 아닌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지난해 8월 노조법 2·3조 개정안 논의와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 저지 의지를 분명히 하며 지속적으로 본회의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안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표결을 통한 처리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국회는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정국 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의 본회의 표결 여부, 추가 협상 가능성에 따라 방송 공영성 강화 논쟁은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정치권은 이번 방송법 개정안 논의가 언론 독립성과 공정성 논란을 재점화한 만큼, 향후 본회의 일정과 민심의 향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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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방송법개정안#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