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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으로 몸 던진 용기”…찰스 J. 로링 소령, 11월의 6·25전쟁영웅 선정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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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최전선에서 지상군 보호를 위해 적진으로 전투기를 돌린 한 미국인 영웅의 희생이 다시 조명됐다. 국가보훈부는 31일 “2025년 11월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찰스 J. 로링 주니어 미국 공군 소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로링 소령은 1952년 11월 22일, 강원도 김화 저격능선에서 유엔군 근접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적의 대규모 포병진지를 급강하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전투기를 이끌고 직접 임무를 지휘하던 그는 적의 집중 대공사격으로 항공기가 심각하게 손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탈출하지 않고 전투기 기수를 적진으로 돌려 진지를 파괴한 뒤 장렬히 전사했다. 이로써 아군 지상군은 중공군의 위협에서 벗어나 진지를 지켜낼 수 있었다.

로링 소령은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출생해 1942년 미 육군 항공대에 입대, 제2차 세계대전 유럽 전선에서 55회의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 이어 6·25전쟁 발발 후에는 제8전투폭격비행단 산하 제36, 제80비행대대 소속으로 한국에 파견돼 유엔군의 항공 작전을 이끌었다. 극동공군은 1952년 북한 지역 발전소와 평양 일대에 폭격을 감행했으며, 11월에는 삼각고지와 저격능선 일대에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국가보훈부는 “로링 소령은 적 진지를 타격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희생을 선택해 6·25전쟁에서 유엔군과 한국군 보호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로링 소령의 용맹을 인정해 1954년 5월 5일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했고, 대한민국 정부도 2024년 7월 27일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정치권과 군사 전문가들은 로링 소령의 사례가 한미 동맹의 산 역사이자, 전쟁 중 희생과 용기의 표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민들 또한 “진정한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분위기다.

 

국가보훈부는 향후 국내외 추모 행사와 전시 등 다양한 형태로 로링 소령의 공적을 알릴 계획이다.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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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j.로링주니어#국가보훈부#6·25전쟁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