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3,830선 하락”…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에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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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3일 미·중 무역갈등 우려와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3,830선 초반까지 밀리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제한 확대와 최근 급등세에 따른 단기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23일 오전 9시 24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46.17포인트(1.19%) 내린 3,837.51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장 시작 직후 3,835.79까지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65억 원, 기관은 2,574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만 4,398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2.0원 오른 1,431.8원에 시작해 위험 회피 심리가 반영됐다.

코스피 3,830선 하락…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에 외인·기관 매도
코스피 3,830선 하락…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에 외인·기관 매도

간밤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34.33포인트(0.71%) 내린 46,590.41에, S&P500지수는 35.95포인트(0.53%) 떨어진 6,699.4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도 213.27포인트(0.93%) 하락해 22,740.40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실적 부진, 미국 정부의 대중 기술 수출 규제 확대 검토 등 악재가 글로벌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 컸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도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72% 내린 9만6,900원, SK하이닉스는 1.87% 하락한 47만2,500원까지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증권(-2.75%), 기계·장비(-2.12%), 전기·가스(-2.09%), 전기·전자(-1.36%)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음식료·담배(0.49%), 섬유·의류(0.29%), 금속(0.12%)은 소폭 상승했다.

 

장기간 이어진 코스피의 신기록 랠리는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업종 급락과 테슬라 시간외 약세 등이 국내 시장에도 부담으로 전이되고 있다”면서도 “현 강세장 내에서 나타나는 단기 조정 국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약세를 탔다. 전장 대비 4.06포인트(0.46%) 하락한 875.09에 거래되고 있으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0억 원, 178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8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일부 종목은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주요 성장주들은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재점화하고 주요 국가의 대외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단기 조정 국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는 미국의 대중규제 확대 여부와 글로벌 실적시즌 결과, 외환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연내 미·중 마찰 추가 악화 여부와 외국인 수급 추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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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미중무역갈등#외국인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