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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이트 폐쇄 속도전”…카카오엔터, TTT 전략으로 저작권 침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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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이트 폐쇄 속도전”…카카오엔터, TTT 전략으로 저작권 침해 압박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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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콘텐츠 유통 근절을 위한 디지털 대응 기술이 저작권 산업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반기 11개 불법 사이트를 폐쇄하고, 1억6000만건에 달하는 불법 게시물을 삭제하는 기록적 성과를 냈다. 독자적으로 구축한 통합 대응 프로토콜 ‘TTT(Take-down, Trace, Take action)’가 사이트 선별부터 운영자 추적, 법적 조치까지 원스톱으로 연동되면서 산업 내 실효성에 시선이 쏠린다. 업계는 이번 백서 발간을 ‘글로벌 저작권 보호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 불법유통대응팀(피콕)은 2023년부터 TTT 전략을 본격 고도화해, 2024년 상반기 정식 체계로 안착시켰다고 설명한다. TTT는 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체 정보 수집·분석 기법을 통해 운영자 신원과 위치를 직접 확보한 뒤, 반복·우회 시도에 대응해 강도 높은 민형사 집행으로 연결하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 URL 삭제에 그치던 기존 한계를 넘어, 끊임없이 재생성되는 조직적 불법 운영자까지 신속 추적하며 실제 폐쇄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OSINT(Open Source Intelligence, 공개 정보 수집) 기반 기술을 중추로 삼는다. OSINT는 도메인, 서버, SNS 등 다양한 디지털 흔적을 분석해 운영자 특정과 법적 대응 근거를 마련하는 국제 수사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자 추적 단계에서 OSINT와 자체 사례 노하우를 융합해, 카카오엔터는 운영자 특정 정확도와 추적 속도 모두를 크게 개선했다. 과거에는 미국 법원 소환장(서피나) 발급 후 ISP에 정보 공개를 요구할 때, 국가 간 법 체계 이질성과 낮은 협조율로 절차 지연이 빈번했다. 반면 이번 TTT 체계는 국내 주요 수사기관뿐 아니라 해외 저작권 특사경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수사 개시까지 과정을 효과적으로 단축시켰다는 평가다.

 

실제로 카카오엔터는 올해 130여개 사이트 운영자를 특정하고 이 중 29개를 폐쇄 조치했다. 그중 상반기에만 11개 사이트 폐쇄, 불법 게시물 1억6000만건 삭제 등 실적이 집계됐다.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 분야 시범 단속도 성과를 내, 한 달간 200여건의 불법 드라마 IP가 삭제됐다. 카카오엔터는 누적된 웹툰·웹소설 대응 기술력을 뮤직과 미디어로 확장해, 종합 콘텐츠 보호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응백서에는 인터폴, 해외 수사기관, 아시아 현지 제보자,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과의 인터뷰도 포함됐다. 홍성진 인터폴 특별관은 “피해 기업이 직접 수집한 데이터와 OSINT 등은 국제 수사에서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민관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서는 국가별 저작권 인식 편차와 수사 협력 한계를 지적하면서, 향후에는 구조화된 기술 역량과 증거 확보가 실제 수사 실행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저작권 침해가 글로벌 시장 환경과 연동되는 만큼, 국내 기업의 체계적 대응이 산업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영상, 웹툰, 음악 등 다양한 IP의 보호수단 고도화를 통해 수사기관, 정부, 민간 간의 유기적 협업이 강화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TTT 전략을 통한 대규모 불법 사이트 폐쇄 경험이 실질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와 정책, 윤리의 균형이 저작권 생태계 미래를 좌우하는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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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ttt#osint